▲ <자료=와이즈에프엔> <그래픽=이승민기자>

[위클리오늘=오경선 기자] 자본시장의 ‘큰손’ 연기금이 올해 들어 셀트리온을 집중 매수하면서 짭짤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200지수에 특례 편입 기대감으로 주가가 크게 뛰면서 수혜를 봤다. 반면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한 연기금의 순매도 규모가 가장 컸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코스닥 종목 순매수는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지난 3월 20일까지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코스닥 시장에서 총 216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코스피 시장에서는 총 1066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연기금이 러브콜한 상위 10개 종목은 대체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기금은 올해 들어 셀트리온을 5039억원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였다. 셀트리온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45.86%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코스피200 지수 편입 기대 효과가 주요했다고 분석한다.

시장에서는 지수 편입으로 수급이 개선되면, 코스피 200을 추종하는 셀트리온 매수 자금 규모가 1조에서 최대 2조원까지 유입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편입 호재가 연기금이 셀트리온을 매수한 주 요인인 것으로 분석한다”며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전세계적으로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고, 연내 미국 시장에서 허쥬마와 트룩시마 제품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등 비즈니스 성장성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이를 감안해도 현재 가격에서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연기금이 셀트리온 다음으로 많이 사들인 종목은 현대중공업과 카카오다. 각각 1621억원, 1557억원을 순매수했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연초 이후 52.69%, 카카오는 1.46% 상승했다.

연기금은 아모레퍼시픽(982억원, 이하 순매수대금), 삼성엔지니어링(971억원), 현대로보틱스(967억원), 넷마블게임즈(937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926억원), 삼성증권(883억원), 롯데케미칼(843억원) 등을 사들였다. 순매수 상위 10개사 중 아모레퍼시픽(-1.31%), 넷마블게임즈(-21.49%) 2종목만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반면 연기금은 지난해 수익률을 책임졌던 삼성전자를 6368억원 가량 순매도하면서 차익을 실현했다. 그밖에 현대모비스, 한국전력, 대우조선해양, LG, KT&G, POSCO, OCI, 한미약품, 삼성전기 등을 팔아치웠다.

연기금은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 초에도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코스닥 종목 주식투자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과 ‘코스닥시장 중심의 자본시장 혁신방안’을 잇따라 내놨다. 코스닥 시장 기능을 회복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를 정비하기 위해서다. 연기금 등 기관의 코스닥 시장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KRX300 지수를 고안해 내고, 연기금 투자수익률 성과평가의 기준이 되는 벤치마크지수를 개선하기로 했다.

코스피 종목 237개, 코스닥 종목 68개 등 우량기업 305종목으로 구성된 KRX300이 도입되면서 시장에서는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규모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코스닥 종목은 KRX300지수 전체 시가총액의 8.9%를 차지한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코스닥 시장이 제약∙바이오 종목을 중심으로 상승흐름을 보였다”며 “연기금이 집중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기 이전에 이미 가격적인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을 만큼 주가가 움직였다는 측면에서 연기금의 투자가 아직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올해 상반기 중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개별 산업정책을 발표하겠다고 한 상태”라며 “이를 감안하면 점진적으로 산업정책과 발맞춰서 코스닥 시장에서 메리트가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연기금의 매수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KRX300 지수 인덱스가 본격적으로 편입되고, 이를 활용한 상품이 활성화되면 연기금도 본격적인 스탠스를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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