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골프 스토브리그 ‘후끈’

 

<위클리오늘 한석준 기자> 한 시즌을 알차게 보낸 선수들은 소속사와의 계약 만료가 돌아오면 그 대가를 찾기 위해 몸값을 잔뜩 올리고, 그렇지 못한 한해를 보낸 선수들은 몸이 한껏 움추러든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2012시즌을 마치고 이미 최나연(25·SK텔레콤)이라는 슈퍼스타의 우승으로 2013시즌을 시작했다. KLPGA투어는 11월 셋째주 ADT캡스챔피언십을 시즌 마지막 대회로 치르게 돼 있어, 이후 대만에서 열린 스윙잉스커트 대회와 중국 샤먼에서 열린 현대차이나레이디스오픈은 다음 시즌 대회가 된다. 아직 해가 바뀌지 않았지만 2개의 대회를 치른 셈이다.


2012년 신인왕 유소연 
한화 연장계약 불투명

국내투어 3승 김자영 

많은 선수들이 이번 시즌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시즌이 끝나고 이맘때쯤 되면 골프와 연관된 기업의 스카우트들은 소속사와 계약이 끝나는 선수들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그 가운데 올시즌을 화려하게 보낸 선수에게 관심을 집중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소속사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선수 가운데 이번 시즌 누가 가장 화려한 성적을 거뒀을까. 먼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유소연(22·한화)을 꼽을 수 있다.
 
유소연은 올해말 한화와의 계약이 종료된다. 지난해 LPGA 비회원 신분으로 출전한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해 올해 LPGA투어에 직행한 유소연은 지난 8월 제이미파톨레도클래식에서 우승하며 통산 2승째를 거뒀다. 또 24개 대회에 출전해 무려 16번이나 ‘톱 10’에 들며 ’톱 10‘ 진입률 1위를 기록했고, 결국 신인왕에도 올랐다. 또 유소연은 지난 9월 자신의 소속사 한화가 주최한 한화금융클래식에서 고교동창 허윤경(22·현대스위스)과 4라운드 18번홀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이다 역전 우승을 일궈내기도 했다. 소속사인 한화로서는 국내외에서 유소연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유소연은 국내에서 활동하던 2년 전에도 연간 3억원에 별도의 인센티브를 받을 정도로 특급대우의 선수였다. 그러나 유소연이 이번 시즌 미국과 한국에서 1승씩을 거두며 활약했지만 이제는 몸값이 워낙 높아져 한화가 계약을 이어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올시즌 스토브리그의 화두는 역시 유소연이다.
 
한화는 KLPGA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임지나와 윤채영(이상 25)도 계약이 끝나 연장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올시즌 초반 3승을 거두며 신데렐라로 떠오른 김자영(21)도 넵스와 계약이 끝난다. 넵스는 넵스마스터피스 대회를 개최하고, 김자영을 비롯해 양수진(21) 등 여러명의 스타 선수로 선수단을 꾸릴만큼 골프에 관심이 많은 구단이다. 그러나 주방가구 제조업체인 넵스는 건설경기의 불황으로 올해초 대회 개최는 물론 골프단 선수를 줄이는 방법까지 고려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김자영이 넵스와 계약할 당시에는 그저 그런 선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갸날픈 몸매에서 슈퍼샷을 선보이며 올시즌 국내투어 유일의 3승을 기록했고 대규모 ‘삼촌팬’을 몰고 다녀 이제는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의 한명으로 성장했다. 내년에도 건설경기 불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넵스가 한껏 몸값이 오른 김자영과 계약을 연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넵스 소속인 양수진도 올해말 계약이 만료된다.
 
올시즌 KLPGA투어 대상 수상자인 양제윤(20)도 현 소속사 LIG손해보험과 계약이 만료된다. 양제윤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대회 ADT캡스챔피언십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김하늘(24·비씨카드)을 제치고 대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양제윤은 8월 넵스마스터피스에 이어 ADT캡스챔피언십을 제패함으로써 3승을 거둔 김자영에 이어 다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올시즌 2승 이상을 거둔 선수는 양제윤과 김자영 뿐이다. 특히 양제윤은 신인 시절 LIG손해보험과 계약을 해 껑충 뛴 몸값을 맞춰줄 수 있을지 관건이다.
 
한 기업의 선수 스카우트 담당자는 “골프 선수를 후원하는 것은 기업 홍보의 목적도 있지만 대부분 골프 선수 육성이라는 취지를 깔고 있다”면서 “요즘 경기는 불황인데 여자골프가 인기를 끌면서 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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