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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배당사고, 내부통제 미비·도덕적 해이 합작품…'공매도 폐지' 힘 실릴듯

[위클리오늘=오경선 기자] 금융당국이 사상 초유의 삼성증권 대규모 '유령 주식' 발행·거래 사고를 담당 직원의 단순 실수가 아닌 회사 차원의 내부 통제 및 관리시스템 미비가 원인인 것으로 1차 결론지었다.

공짜 주식을 받은 일부 직원들은 회사의 경고 메시지와 매도 금지 요청에도 주식시장에 내다 팔아 공돈을 챙기려했고, 삼성증권은 늑장 대응으로 주가 하락 차단의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문제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가공의 주식이 발행되고 거래되는 주식거래시스템의 구조적 허점으로 다른 증권사들도 금지된 무차입 공매도를 암암리에 벌여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지만 당국은 업계 전반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를 발동하지 않아 사태를 안일하고 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원승연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9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삼성증권의 배당착오 입력∙매도 행위는 자본시장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대형 금융사고”라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지난 6일 삼성증권이 우리사주 조합원 직원 2018명에 대해 현금배당 28억1000만원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담당직원의 전산 입력 실수로 주당 1000주를 입고하면서 발생했다. 그 결과 삼성증권은 실제 상장주식수(8930만주)보다 31배나 많은 28억주(전날 종가기준 112조원치)를 직원들에게 잘못 지급했다.

금감원은 삼성증권이 자체적으로 입력 오류를 인지하고도 실제 잘못된 주문을 차단하는데까지 37분이 소요돼 위기대응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은 당일 오전 9시39분께 직원들에게 사고 사실을 전파한 후, 9시45분에 착오주식 매도금지를 공지했다.

그러나 직원 16명이 이날 오전 9시35분에서 10시5분 사이에 착오 입고 주식 중 501만주를 주식시장에서 매도하면서 삼성증권 주가는 이날 오전 한때 전 거래일 대비 12% 가량 급락했다.

일부 직원이 회사의 경고메시지 및 매도 금지 요청에도 착오 입금된 주식을 주식시장에서 내다파는 도덕적 해이를 저지른 것이다.

삼성증권은 10시8분이 돼서야 시스템상 전체 임직원 계좌에 대해 주문정지 조치를 내렸다.

주식거래시스템상의 구조적인 결함도 드러났다. 이번 사고의 경우 발행주식수(8,900만주)를 훨씬 넘어서는 28억주의 주식이 발행되고 계좌에 실제 입고됐는데도 시스템상 오류가 확인되지 않았다.

원 부원장은 “주식배당 입력 오류 발생 시 이를 감지∙차단할 수 있는 통제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았으며, 관리자가 확인∙정정하는 절차나 감시기능도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배당금 입금일 전일에 담당 직원이 주식배당을 잘못 입력하고 최종 결재자가 이를 확인하지 않고 승인한 데 이어 다음날인 6일 오전까지도 오류가 발견되지 않아 대규모 주식 착오 입고가 실행됐다는 것이다.

김기식 금감원장도 앞서 이날 출근길에서 "(삼성증권 사태가) 직원 실수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11일까지 삼성증권에 직원을 파견해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정 조치할 예정이다. 특히 투자자 피해 구제방안의 신속한 마련과 결제불이행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이 야기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특별점검에 이어 투자자 보호 및 주식거래시스템 안정화를 위한 현장검사도 실시한다. 이번 사고의 발생원인을 규명하고, 사고 수습과정 등 후속조치의 적정성을 점검한다. 관련 전산시스템과 내부통제 체계의 운영실태와 투자자 피해 보상 대책 마련실태도 살펴볼 예정이다.

주요 검사항목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이 입고돼 장내에서 매도된 경위 파악 △직원이 대량의 자사주를 아무런 제한 없이 매도할 수 있는 내부통제시스템의 문제점 점검 △투자자 피해 보상을 위한 대응 현황 △관련 내부통제 체계 및 운영현황의 적정성 등이다.

한편 삼성증권의 ‘유령 주식’ 사태를 계기로 공매도에 대한 폐지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와 공매도 금지' 청원 참여 인원이 9일 오후 12시10분 현재 17만9452명을 돌파했다. 지난 6일부터 게시판에 올라온 공매도 금지 관련 청원은 400여개가 넘는다.

없는 주식을 판다는 뜻의 공매도는 주로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들이 향후 특정 종목의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사용하는 투자 기법이다.

오경선 기자  seon@one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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