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경제 경제일반
'고객 돈 꿀꺽' 코인네스트 이어 업비트 '허수거래' 의혹 충격파…어떻게 가능했나

[위클리오늘=오경선 기자] 국내 대표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허수(장부상) 거래’ 의혹으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가뜩이나 추락한 업계 신뢰도에 물음표를 더하고 있다.

있지도 않은 가상화폐를 자체 전산 장부상에서만 사고파는 식으로 조작한다는 출범 초기부터의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진 탓이다. 업비트는 오픈 당시 100여개가 넘는 코인 거래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코인 유치 비용의 현실성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중소 거래소 대표가 법인 계좌의 고객 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된데 이어 시중은행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갖고 있어 안전하다고 평가돼온 대형 거래소마저 거래 공신력이 타격을 받으면서 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을 던지고 있다.

서울 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정대정 부장검사)는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서울시 강남구 업비트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업비트 측은 가상화폐를 실제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서 전산상으로 있는 것처럼 꾸며 투자자를 속인 혐의(사기 및 사전자 기록 등 위작)를 받고 있다.

24시간 거래량 기준으로 세계 4위이자 국내 1위 업체인 업비트는 코인 유치 자금조달 능력 등으로 인해 지난해 10월 오픈 당시부터 '장부상 거래'에 대한 의구심을 받아왔다.

통상적으로 가상화폐 거래소가 코인거래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해당 코인을 '등량적으로' 구매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거래소가 A코인 100개를 업체로부터 사들여야 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가 A를 100개만큼 사고팔 수 있는 것이다.

코인을 대량으로 구매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초기 자본금이 필요한데 업비트가 이를 충당할 수 있었을 지에 대한 의문부호가 일었다.

업비트는 작년 오픈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코인 115개를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가상화폐거래소 비트렉스와의 제휴를 통해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안내했지만, 이를 감안해도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자본금을 고려했을 때 현실성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됐다.

업비트 출범 직전인 지난해 10월 기준 핀테크 업체 두나무의 자본금은 6228만6000원에 불과하다. 올해 초까지 소량으로 자본금을 늘리다가 지난 1월 무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31억7013만5000원으로 확충했다.

거래 가상화폐 수와 비교할때 전자지갑 수가 현저히 적고, 이용자들이 다른 거래소로 가상화폐를 이동하지 못하고 업비트에서만 거래를 해야 하는 폐쇄된 환경도 의혹을 키웠다.

올해 초만 해도 업비트가 전자지갑을 지원하는 코인 개수는 20여개에 불과했다.

통상 거래소는 이용자가 가상화폐를 구매하면 이를 전자지갑에 보관한다. 이를 다른 거래소 지갑으로 옮기거나 원화로 출금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자지갑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것은 업비트 내에서만 거래가 가능하고, 실존하는지에 대해 업비트 전산상의 숫자로만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후 업비트는 전자지갑 수를 늘려왔지만, 여전히 업비트에서만 활동할 수 있는 코인의 수가 적지 않다.

업비트 웹 상에서 거래되는 137개 코인 중 외부 입출금이 가능한 코인은 87개에 불과하다.

게임크레딧, 나브코인, 넥서스, 블랙코인, 블록넷, 비아코인, 비트베이, 비트빈, 비트센드, 살루스, 스피어, 시베리안체르보네츠, 시스코인, 시프트, 신디케이트, 아이온, 언브레이커블코인 등 규모가 적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소위 ‘잡코인’ 50여개는 여전히 입출금이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 업비트 관계자는 "입출금 코인을 지난 2달 사이 60여개 넘게 충원했다. 현재 내부적으로 순번을 정해서 시스템을 맞춰가는 과정에 있어 몇달 내로 전체 코인의 입출금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장부거래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이석우 대표가 이같은 행위에 가담했는지에 대한 여부도 조사할 예정이다. 두나무는 카카오 자회사로,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 대표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카카오 공동대표를 지낸 바 있다.

앞서 일부 중소 거래소가 검찰 수사에 이어 대표가 구속되는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시장에 파장을 던졌지만 이번은 충격 강도가 다르다.

지난달 검찰은 거래소 법인 계좌에 들어 있는 고객 자금을 대표자나 임원 명의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 등으로 고객 돈을 빼돌린 혐의로 김익환 코인네스트 대표 등 2명을 구속기소했다.

당시 시장에선 이들 업체가 시중은행의 거부로 거래 전용 계좌를 지원받지 못해 이른바 '벌집계좌'로 거래를 하는 편법을 써온 탓에 이런 불법행위가 가능했다고 봤다. 벌집계좌란 법인계좌 아래 수많은 가장 장부를 둬 가상계좌 없이도 계속해서 고객을 유치하고 가상화폐를 거래할 수 있다.

은행권에서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제공하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4곳은 상대적인 거래 진실성을 인정받았는데 이번 검찰 조사로 허구였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관련 업계의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1위 사업자인 업비트가 이같은 의혹을 받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도 충격이 크다" 면서도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고 본다.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있었다면 사전에 문제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오경선 기자  seon@onel.kr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경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