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임창열 기자] 지난 16일 찾은 잠실 롯데월드타워 스카이31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롯데월드타워내 입주사 직원에게만 이용할 수 있는 스카이31에 입점해 있어 일반인들에게 완전히 공개된 곳은 아니다.

다만 일반인들도 안내데스크에서 스카이31 방문증을 받는다면 편의점에 출입할 수 있다.

스카이31에 위치한 시그니처를 방문하기 위해 방문증을 받고 시그니처가 위치한 31층으로 올라가자 기존 세븐일레븐과는 다른 간판이 걸린 시그니처 매장이 눈에 들어왔다.

방문증을 제시하고 출입해 휴대폰으로 매장 사진을 찍자마자 직원의 제제가 따랐다. 세븐일레븐 운영사인 코리아세븐 담당자에게 연락해 사진촬영 요청을 했지만 촬영을 허락할 수 없다고 했다.

대략 20평 내외 정도의 규모의 시그니처에는 사방으로 CCTV 4대가 설치돼 있다. 현장직원은 “이 카메라는 일반점포와는 다른 카메라다. 움직임을 포착해 빨간색으로 표시하는 카메라다”라며 카메라의 특수성에 대해 설명했다.

협소한 공간이지만 사방에서 최첨단 카메라 4대가 지켜보고 있어 감시당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시그니처가 ‘무인편의점(점포)’라기 보다는 ‘스마트편의점’에 가깝다고 주장했지만 종국적으로는 직원이 없는 ‘무인편의점’를 준비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편의점 내부 상품진열은 기존의 편의점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손님 한명이 계산대에 상품을 들고 와서 어리둥절해 하며 헤매는 모습이 보였다. 

결국 상주해 있는 직원에게 다가가 어떻게 이용하는지 묻자 직원이 손님이 직접 바코드를 찍고 계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손님은 "이런 편의점은 새로워서 신기하다. 하지만 계산을 직원이 하지 않고 내가 직접하는 것이 생소해 머뭇거릴수밖에 없었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무인점포로 알려진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매장에서 한 여성이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결제를 하고 있다. <사진=코리아세븐>

기자도 궁금해서 2000원 짜리 비타민워터와 1700원 짜리 자몽 비타민C 음료를 꺼내 무인계산대로 가져갔다.

무인계산대는 공항에서 캐리어를 검색하는 방식과 비슷했다. 상품을 수평 롤러에 놓으면 상품이 이동하면서 상품에 찍혀있는 바코드를 스캔하는 방식이다.

무인계산대가 바코드를 인식하고 모니터에 구매 음료의 제품명과 가격이  인식돼 총 3700원을 어떻게 결제할 것인지 선택하라는 화면이 떴다.

선택할 수 있는 결제방식은 핸드페이(정맥인식 결제)와 카드결제 방식이 있다.

카드결제 방식을 선택하기 위해 모니터화면을 터치하자 신용카드를 삽입해 달라는 문구가 떴다. 카드를 카드리더기에 직접 넣고 결제가 완료될 때 까지 기다리자 결제가 완료됐다는 소리와 함께 영수증이 출력됐다. 삽입했던 카드를 다시 빼내어 챙기고 출력된 영수증을 뜯어 금액이 맞는지 확인했다.

일반적인 편의점과는 다르게 손님이 직접 결제와 관련된 업무를 처리해야만 한다는 점이 특이했다. 기존 편의점은 손님이 물건을 가져오면 직원이 계산과 관련된 업무를 맡아서 처리하지만 이곳은 직원이 하던 업무를 손님이 대신하는 방식이다.

결국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기존의 편의점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계산과 관련된 업무를 직원이 아닌 손님이 직접 처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무인편의점이라지만 현장에는 직원 2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보통 편의점과 무엇이 다른지 현장직원에게 물어봤다. 현장 직원은 “기존의 편의점과 다른 점은 손님이 직접 계산하는 것이다. 이외에는 크게 다른 점은 없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굳이 명명하자면 ‘셀프 편의점’에 가까운 것이다.

"편의점 직원의 업무가 줄어들어 인력이 많이 필요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상품가격은 더 싸야하는 것 아닌가?"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이용하던 한 고객은 시그니처 이용의 불편함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가 고객의 노동력을 이용해 점포 직원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어 상품가격이 더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데 따른 반응이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의 이러한 점포 운영 방식은 손님의 노동력을 이용해 운영되기 때문에 편의점 직원의 업무가 감소된다. 인건비가 줄어든 만큼 일반 무인점포처럼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상품들의 가격을 확인해 봤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서는 비타민워터/2000원, 데일리C 자몽워터/1700원, 바나나우유/1300원, 너구리 큰사발/1600원, 피츠1.6페트/6000원, 프링글스/3300원, 빼빼로/12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상품가격은 보통 세븐일레븐 편의점과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기업 편의점보다 일부품목은 비싸게 팔고 있었다.

오히려 다른 기업 편의점인 GS25에서는 비타민워터를 1200원에 판매하는 등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점포보다 더 싸게 파는 상품도 있었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고객의 노동력을 이용해 고객이 점포직원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어 상품가격이 더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다.

이에 대해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일반 세븐일레븐 편의점과 상품가격은 동일하다. 시그니처 점포라고 상품가격을 싸게 팔 계획은 없다”라며 “세븐일레븐은 프렌차이즈이 사업이기 때문에 다른 점포와 가격 기준이 동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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