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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광 칼럼] ⑤ 가상화폐와 ICO매뉴얼, 이더리움의 법적성격 판단기준

지난번 기고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자세하게 분석하였다. 우리나라에서 가상화폐의 법적 성격에 대해서 논의하고 그 규제내용을 정리해야 할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이번주 21일(목요일)과 22일(금요일) 18:30부터 삼성역 섬유센터에서 ‘ICO 규제백서, ICO매뉴얼’을 발표한다. 가상화폐와 ICO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과 규제방향을 정리하여 규제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지난 6월 1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힌먼(W. Hinman)이 야후파이낸스 마켓서밋의 발표{Digital Asset Transaction: When Howey Met Gary(Plastic)}에서  그 동안 쟁점이 되었던 이더리움의 법적성격을 정의하면서 그 결론에 이르는 과정에서 고려한 요소들을 담고 있다. 향후 우리나라에서 가상화폐와 ICO에 대한 규제방향을 정할 때 참조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제까지 코인이나 토큰의 법적성격에 대한 논의과정에서 나온 중요한 결과물이다.

일반적으로 코인이나 토큰의 성격에 대해서 증권형(Security Token), 유틸리티형(Utility Token),  자산형(Asset Token), 결제형(Payment Token)으로 분류하면서 각 나라마다 이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스위스, 몰타, 싱가폴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ICO에 우호적인 국가들이 이를 가이드라인이나 규정으로 분류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이다. 미국은 일반적으로 증권형이냐 아니냐에 따라 규제내용을 달리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나머지 대부분의 국가들은 현재까지 규범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현재까지 법규상 증권형인 경우 자본시장법에 따라 규율될 수 있는 것을 별론으로 하면 토큰의 법적 성격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분류하고 있지 않다. 향후 상당한 논의를 거쳐 법적성격과 규제내용을 확정해야 할 것이다.

스위스의 토큰성격과 ICO

스위스에서는 토큰을 결제형, 유틸리티형, 자산형으로 분류하고 각 증권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고 있다. 현실 적합성이 떨어 진다는 평가가 있다.
 
몰타의 경우 가상화폐를 전자화폐(E-Money)까지 포함하여 분류하고 있다. 이후 ICO과정에서 이 분류에 따라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를 논의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은 이제까지 코인이나 토큰의 법적성격에 대하여 별도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 다만, 증권형일 경우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을 하고 ICO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실제 등록하지 아니한 토큰의 ICO를 중단시켰다.
힌먼은 발표에서 Crypto커뮤니티와 언론에서 논란이 되었던, 증권으로 제공된 디지탈자산(Digital Asset, 암호화폐)이 시간이 경과하여 증권이 아닌 다른 어떤 것(Something other)으로 될 수 있는지에 대해 SEC의 입장을 정리하여 발표했다.

그는 논의에서 암호화폐 자체의 성격에 논의의 촛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디지탈 자산이 팔리는 방식이나 둘러싼 환경에 따라 성격이 규정될 수 있는지가 촛점이라고 하면서, ‘암호화폐가 처음에는 증권으로 제공되었으나 ICO구조와 그 과정에서 해당 암호화폐가 증권으로 규정되지 않을 수 있는지’에 대해 답하고 있다.

그는 ICO 이후에도 여전히 토큰보유자에게 발행회사에서 재무적인 이익(financial interest)을 제공하고 있으면 증권이라고 규정하면서, 개발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데 사용될 용도로만 ICO되었거나 투자받은 기업이 더 이상 의사결정의 중심에 없다면 이제는 증권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연방대법원  SEC v. Howey 판례에서 ‘투자계약(investment contract)판정 기준에 따르면 쉽게 정의될 수 있다고 하였다. Howey사례에서 감귤과수원을 호웨이 호텔은 그 손님들에게 감귤농장에 대한 부동산매각계약을 체결하면서 감귤에 대한 재배와 수확을 서비스하는 계약도 동시에 체결하였다. 연방대법원은 이 계약의 성격에 대해 경제적 실질(economic reality)을 중요시 하여 증권 투자계약이라고 판단하였다.

결국 암호화폐에 대한 ICO에서 구매자가 누구인지, 실제 그 네트워크에서 구매시 결제에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팔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암호화폐 발행자가 구매한 암호화폐를 되팔아 수익만 얻으려는 자에게 판매하였다면 이는 증권으로 취급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ICO에서 토큰의 구매자가 기업의 성공에 기대할 뿐, 토큰을 이용하여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려는 의도는 없으며, 토큰 발행자(promoter)의 마케팅 포인트가 토큰 실제 사용자가 아니라 널리 일반인(the public)에게 있으면 증권으로 규정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람들은 유틸리티 토큰 등 토큰 라벨링 만으로 증권법의 적용을 배제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나 이는 법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아가 거래시장(secondary market)에서 일부 사람들은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의 시장가격을 확인하는 용도로, 다른 사람들은 모험적이고 투기적 거래를 도와주는 용도로 활용한다. 이에 대해서는 향후 면밀하게 사실관계를 분석하여 증권여부 판단에 반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코인이나 토큰은 그것 자체로서는, Howey사례에서 오렌지 농장처럼, 증권이 아니다. 코인이나 토큰이 어떻게 팔리고(ICO), 구매자가 어떤 기대를 하는가가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는 것이다(살기 위해서 집을 구매하는 경우 그 계약은 증권투자계약이 아니다). 

또한 코인이나 토큰을 ICO한 자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도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조달한 자금으로 기업이 코인의 네트워크가 아니라 자신의 사업모델을 개발하는데 사용한다면 이는 증권이라고 볼 여지가 높다. 즉 자신의 사업모델은 개발이 완료되어 있고 ICO는 오직 코인이나 토큰을 발행하고 네트워크를 개발하는데 사용해야 증권에 해당되지 않는다. 일반적인 ICO와 달리 리버스 ICO의 경우 코인이나 토큰이 증권 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여 지는 이유다. 

결국 증권투자인 경우, 증권거래법은 기업경영자와 투자자간의 정보비대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당사자에게 법령에 따라 등록 및 공시의무를 부과하고 허위진술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다. 그러나 코인이나 토큰이 사용되고 있는 그 네트워크가 충분히 분산되어 있거나(sufficiently decentralized), 발행한 제3자의 노력이 더이상 기업의 성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아닐 경우 정보의 비대칭 문제는 해소되었다고 판단한다.

디지털자산이 증권계약으로 제공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고려해야 할 요소는 크게 두가지로 분류된다. 
먼저, 디지털자산 산출과 판매를 촉진하는 사람이 자산의 개발과 유지, 가치를 상승시키는  그룹과 일치하는지 여부, 이 그룹이 디지털자산의 가치를 높일 동기가 있는 이해관계가 있는지 여부 등을 포함한 여섯가지 요소가 있다.

다음으로, 계약이나 기술적으로 디지털자산을 증권으로 취급되지 않게 만드는 방안이 있다. 토큰이 투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사용자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만들어 졌는지 여부, 독자적인 요소들이 가격을 결정하는지와 이해관계자들이 거래시장의 가격을 지지하고 있는지 여부, 디지털자산을 구매하는 동기가 투자에 비해 개인적인 사용 및 소비인 것이 분명한지 여부 등을 포함한 일곱가지 요소가 있다. 

결국 코인이나 토큰의 성격은 처음부터 선험적으로 상정되거나 명명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ICO과정, 이후 분산소유 여부, 조달한 자금의 사업개발에 사용하는지 여부 등 포괄적인 요소들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더리움은 발행시 일부 증권적 성격을 가졌다손 치더라도 이제는 충분히 분산되었고 이느 일방이 그 의사결정이나 이해요구를 좌우하지 않게 되었으므로 증권형 코인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암호화폐의 법적성격과 그에 따른 규제 방안, ICO에 대한 제도마련, 거래소와 거래소 상장 문제 등 포괄적 접근으로 해결해야 할 시기에 와 있다. 그런 점에서 이더리움에 대한 SEC 입장은 고려할 요소가 있다고 보여진다. 다만, 우리나라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이용하여 혁신생태계를 활성화할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성공을 위하여 국회와 청와대 등 정권 담당자들이 작금의 사안에 현명하게 대처하기를 바란다.

본인이 글로벌 블록체인 생태계와 암호화폐 플랫폼에 대한 각국의 제도를 분석하고 우리나라

ICO 매뉴얼을 작성하여 6. 21-22. 18:30분 섬유회관에서 발표함으로써 시장의 질서를 잡는데 모범을 창출하고 규제의 대강을 마련할 예정이다. 국회, 정부, 생태계 등 이해관계자들의 많은 관심을 거듭 부탁드린다.

벤처법률지원센터 대표 배재광(한국핀테크연구회 회장, law@cyberlaw.co.kr)

 

강민규 기자  unha4t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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