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 G2간의 무역전쟁이 날로 심각해지는 양상이어서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장용 기자] 세계 경제의 빅2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트럼프와 시진핑 두 정상 간의 자존심을 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주 교역대상국인 양국 간 무역전쟁이 향후 우리 경제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 지 주목된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0일(현지시각)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오는 8월30일까지 공청회와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부과 대상 목록을 확정 발표할 것이라고 전격 발표했다.

중국과 양보없는 무역전쟁을 천명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500억 달러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방침에 중국이 같은 규모의 보복관세로 맞대응하자, 이번엔 이보다 4배 많은 규모의 추가 관세로 재보복하겠다고 경고한 셈이다.

미국의 이번 추가 관세 보복 발표로 미국의 관세부과 확정품 규모는 총 2500억 달러로 늘어났다. 작년 중국의 대미 수출 규모가 5055억 달러였음을 감안할때 중국 수입제품의 절반가량에 대해 관세를 높인 셈이다.

미국은 특히 중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추진 중인 항공우주·로봇·생명공학 등 첨단제조업 육성 정책인 '중국제조2025'를 겨냥했다.

미국은 이미 지난 6일부터 340억 달러의 산업부품·기계설비·차량·화학제품 등 818개 품목에 대한 25% 관세부과 조치를 발효했고, 중국도 미국산 농산품, 자동차, 수산물을 포함한 340억 달러 규모의 545개 품목에 대해 즉각 관세 를 물리며 물러서지 않았다.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과 중국의 결코 양보없는 무역전쟁이 격화되자 국내 산업계는손익계산에 분주하다.

고율의 보복관세로 양국 간 대상제품의 가격이 상승, 우리나라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기대감보다는 이번 G2무역전쟁으로 자칫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질 경우 더 많은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화학업계는 단기적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속에서 중국 내수경기 악화로 인한 수출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국내 화학업체들이 중국에 원료를 수출하고 중국에서 이를 가공해 상품을 만들어 미국 등 최종 소비국가로 수출하는 형태의 글로벌 무역시스템이 붕괴될 경우 국내업체들이 심각한 국면에 빠질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자칫 유럽연합(EU)으로 확산된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 자명하다. 무역협회는 지난 지난 9일 G2 무역전쟁에 EU까지 가세한다면 우리나라 수출이 367억달러(41조 원 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미국이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대중 수입이 10% 감소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282억6000만 달러(약 31조52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7년 대중 수출 규모의 무려 19.9%에 달하는 것이다. 수출의존도 특히 대중국, 대미국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할 때 글로벌 강대국 간의 무역전쟁에 우리나라만 등골터지는 상황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산업체는 품질 고급화와 수출시장 다변화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정부는 통상전쟁이 전세계적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요국들과 공동 대응해 선제적 방어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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