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예비역 “청와대는 송영무 장관을 경질하라”

자유한국당 "송 국방장관, 자진 사퇴해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1일 오후 경북 포항시 해병대 1사단 내 김대식관(실내 체육관)에 마련된 헬기 추락사고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유가족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해병대사령부>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 헬기사고 유족을 만나 자신의 '짜증' 발언과 관련해 결국 사과하며 머리를 숙였다.

송 국방 장관은 21일 헬기 사고 장병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김대식관’에서 전날 자신의 발언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송 장관은 이날 오후 4시30분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유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해병 헬기사고 유가족들이 의전 문제로 짜증이 났다’는 취지로 말을 한 것에 대해 부적절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송 장관은 법사위 전체회의 당시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현재 유족들이 분노하는 이유를 묻자 "유족들께서 요구하는 만큼 의전이라든지 등 문제에 있어 흡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짜증이 나신거 아니겠나"라고 말해 유가족들의 분노를 샀다.

아울러 이러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해병대 전역자들의 거센 항의도 함께 받게 됐다.

유가족들은 "현장 한 번 오지 않은 국방부 장관이 ‘유가족이 의전 부족 때문에 찌증이 났다’고 한 발언은 해병대 전체 장병와 해병대 전역자 모두에게 불명예를 안겼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해병대 예비역들도 SNS를 통해 “송영무 장관의 발언은 순직한 장병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대통령은 송영무 장관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며 청와대와 송 장관을 싸잡아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송 장관을 향해 거취를 결정하라며 압박을 가했다.

자유한국당은 21일 송 장관의 잇단 발언 논란과 관련해 "장관의 자질과 품위마저 실추시키는 언행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 힘들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신보라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여성비하 발언부터 시작해 송 장관은 입만 열었다 하면 국민 정서와는 동떨어진 발언들로 구설수에 올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송 장관은 이날 즉각 현장으로 발을 옮겼다.

포항으로 이동한 송 장관은 직접 유가족들을 만나 위로하고 의견을 청취하며 향후 합당한 보상을 약속했다.

한편, 해병대사령부에 따르면 임무수행 중 순직한 해병대 장병들의 영결식은 최고의 예우를 갖춰 23일 해병대장으로 거행하기로 했다.

사고조사는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를 해병대사령부에 양측 동수로 구성해 유가족 측에서 추천한 민간위원장을 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한다.

하지만 일부에서 주장하는 이번 사고 원인 중 하나인 ‘방산 비리’ 의혹 등에 대해서도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조사가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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