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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업체 기술 빼돌린 두산인프라코어에 칼 빼든 공정위두산, 작년 9월 기술유용 근절대책 이후 첫 적발 '오명'
   
▲ 최무진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장이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를 유용한 두산인프라코어(주)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명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납품 가격을 줄인다는 이유로 하청업체의 기술자료를 빼서 다른 업체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공정위는 23일 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를 유용한 두산인프라코어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7900만 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두산인프라코어 법인과 기술자료 유용에 관여한 간부직원 및 담당자 5명을 검찰에 고발조치 했다.

이는 공정위가 작년 9월 기술유용 근절 대책을 발표하고 기계·전자 등 주요 업종을 대상으로 직권 조사를 진행한 이후 첫번째로 적발한 사례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공정위는 두산인프라코어에 이어 직권조사에 더욱 고삐를 당겨 올해안으로 기술유용 사건 2개에 대해 추가 제재에 나서는 등 대기업의 하청업체 기술유용을 강력 규제한다는 방침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굴삭기 부품 구매가격을 낮출 목적으로 부품 공급업체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기존 납품업체의 기술자료를 새로운 공급 예정 업체에게 전달, 개발하는 데 활용하는 꼼수를 부리다 적발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5년말 이노코퍼레이션에 에어 컴프레셔의 납품가격을 18% 정도 인하할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하자 이 회 컴프레셔 제작 도면  31장을 새로운 공급처로 지목한 제3 업체에게 전달해 그 업체가 개발토록 했다가 공정위의 철퇴를 맞은 것이다.

2010년부터 자신의 굴삭기에 이노코퍼레이션이라는 하도급업체에 에어 컴프레셔를 납품받아 장착, 5년 이상 관계를 유지해온 협력업체를 배제한 채 기술을 빼돌렸다가 공정위 기술유용근절대책 후 1호 적발이란 오명을 쓰게된 셈이다.

에어 컴프레셔는 압축공기를 분출해 굴삭기나 작업자의 옷에 묻어 있는 흙, 먼지 등을 제거하는 장비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빼돌린 제작 도면 31장에는 에어 컴프레셔 각 모델별 제작도면으로 에어 컴프레셔의 핵심부품인 에어탱크 제작에 필요한 용접·도장 방법, 부품 간 결합위치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두산인프라코어는 업체를 변경하면서 모델별로 많게는 약 10% 가격을 낮추는데는 성공했으나 하청업체 기술을 빼돌린 부도독한 대기업이란 사회적 지탄을 면키 어렵게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 외에도 냉각수 저장탱크를 납품했던 하도급업체 코스모이앤지가 가격인상을 요구하자 이를 거절하고 냉각수 저장탱크 제작도면 38장을 5개 사업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현재 원사업자가 하도급업체에 기술자료를 요구할 경우 ▲기술자료 명칭·범위 ▲요구 목적 ▲요구일·제공일·제공방법 ▲비밀유지 방법 ▲기술자료 권리귀속 관계 ▲대가 및 대가의 지급 방법 ▲요구가 정당함을 입증할 수 있는 내용 등이 담긴 서면이 있어야 한다. 

최무진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장은 "하도급업체는 자신의 기술자료가 제3의 업체에게 전달되는 것을 용인했다거나 피해사실 진술을 위해 공정위 심판정에 출석해 달라는 요청에도 응하지 못했다"며 하도급업체들이 어떠한 위치에서 대기업과 거래하고 있는 지를 방증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최 국장은 "기술유용은 중소기업이 애써 개발한 기술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고 중소기업의 혁신 유인을 저해하여 우리 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는 가장 중대한 위법행위”라며 "이에 따라 정액과징금 상한선을 현행 5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상향조정하고 기술유용으로 단 한차례만 고발돼도 공공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술 유용을 행한 사업자의 배상 책임 범위를 현행 손해액의 3배에서 10배까지 확대하기 위한 법 개정도 하반기에 추진할 방침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이와 관련, 이러한 일은 업계 관행이었으나 이번 기회에 엄격한 기준을 도입해 같은 일을 절대 반복하지 않을 것이며 공정위 처분에 따른 대응은 앞으로 송달될 의결서를 보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두산인프라코어는 2005년 두산중공업이 당시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해 두산그룹에 편입한 회사다. 건설기계, 공작기계, 산업차량, 공장자동화 등 각종 기계를 생산한다.
       

김명수 기자  in@one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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