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KT가 공개한 네트워크 블록체인. <사진=KT제공>

[위클리오늘=이중배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차세대 핵심 ICT요소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 사업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어 주목된다.

블록체인은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장부에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여러 대의 컴퓨터에 이를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로 매우 다방면에 걸쳐 응용 가능성이 알려지며 세계적으로 연구개발 열풍이 불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기술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미래 먹거리 창출에 혈안이 된 국내 대기업들로선 자칫하다간 시장에서 낙오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근간으로 연구개발과 적용분야 발굴에 박차를 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KT는 24일 세계 최초로 네트워크에 블록체인을 접목한 '네트워크 블록체인'을 전격 공개했다. 기존 퍼블릭 블록체인은 처리속도와 용량이 낮아 사업화에는 부적합하고,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비공개 데이터 관리로 인해 투명성이 낮으며 소규모 구조로 인해 상대적으로 보안성이 낮은 한계를 극복했다는 게 KT 측의 설명이다.

KT는 전국에 위치한 초고속 네트워크에 블록체인을 결합한 노드를 구축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2019년 말까지 최대 10만 TPS(Transactions Per Second, 초당 거래량)의 성능을 구현할 예정이다.

KT 자회사 엠하우스는 모바일 상품권 서비스 '기프티쇼'에 블록체인 기반 포인트 시스템을 도입해 서비스 중이다. 기프티쇼 웹사이트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할 때 '기프티쇼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KT는 또 블록체인으로 대한민국의 삶을 변화시키겠다는 비전 아래 해킹 및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반 본인인증 기술을 적용한 블록체인 지역화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ICO(암호화폐 공개)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정부가 국내 ICO를 사실상 유사수신 행위로 간주하며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형욱 KT 플랫폼사업기획실장은 "ICO 문제가 해소돼야 B2C(기업 대 소비자간 거래) 시장이 다양하게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정부가 국내 ICO 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바꾸면, KT도 ICO를 추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은 2014년 이재용 부회장이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기업 CEO들이 대거 참여한 컨퍼런스를 참관한 직후 삼성경제연구소에 블록체인과 관련한 기술 연구를 지시한 이후 다양한 블록체인 기술 및 응용사업 연구를 추진 중이다.

삼성그룹 내에선 현재 핵심 계열사인 삼성SDS가 블록체인 분야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SDS는 이미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블록체인 응용 아이템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채굴에 특화된 반도체를 대량 생산하기로 해 암호화폐 채굴 장비업계나 채굴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엔 한국금융투자협회와 MOU를 체결하고, 삼성패스와 금투협 블록체인 공동인증을 접목하기로 했다.

최근엔 삼성이 직접 가칭 '삼성코인'이란 암호화폐의 ICO를 추진한다는 소문까지 나돌았으나, 삼성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발표했다.

업계에선 현재 국내의 경우 ICO가 막혀있으나, 향후 ICO가 제도권으로 들어올 경우엔 삼성이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SK 역시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 6월 ‘2017 확대경영회의’에서 ‘공유 인프라’ 개념을 언급한 이후 그룹 IT계열사인 SKT를 중심으로 블록체인과 연계, 공유 인프라를 구체화 하고 있다.

SKT는 블록체인 사업개발유닛을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IT와 블록체인을 연계해 새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최근 5G, 사물인터넷(IoT), 유통망 등 자체 공유 인프라를 활용해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주제로 ‘행복 인사이트 시즌2’ 공모전을 진행하기도 했다.

LG의 경우 LG CNS가 올 상반기에 차별화된 디지털 인증 서비스를 위해 자체 블록체인 ‘모나체인’을 출시했다.

LG CNS는 '모나체인'을 기반으로 금융, 공공, 제조, 물류, 통신 5개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낸다는 목표 아래 연구개발(R&D) 조직 내 전문인력 50명으로 별도 블록체인 팀을 만들었다. 올해안으로 이 조직을 100명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소프트뱅크, KT, 아시아타, 텔린 등 글로벌 통신사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CBSG(The Carrier Blockchain Study Group)’에 가세해 향후 새로운 블록체인 워킹 그룹(Working Group)을 통한 글로벌 송금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 외에도 IT업종을 필두로 많은 대기업들이 블록체인 차세대 혁신기술로서 새로운 시장과 문화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연구개발과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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