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 공단에서 개최된‘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 강경화(오른쪽부터) 외교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 참석 내빈들이 한자리에 모여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이중배 기자] 자존심의 삼성이냐, 기세의 샤오미냐. 중국에 이어 또다른 매머드급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으로 놓고 삼성과 샤오미의 1위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굳건히 정상을 지켜왔던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중국 샤오미가 추월하자, 다시 삼성이 고삐를 당겨 재탈환에 성공한 것이다.

중국에 이은 새로운 주력시장으로 인도를 선정, 이재용 부회장까지 전면에 내세워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온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를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은 2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8%에 그친 샤오미를 제치고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삼성은 지난 4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인도 시장에서 샤오미의 거센 추격에 눌려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었다. 삼성과 샤오미 다음으로는 중국의 비보오포그룹(15%)과 아너(3%)가 뒤를 이었다.

삼성의 반격이 성공한 것은 J시리즈가 인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 갤럭시 J시리즈는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저렴한 가격대에 고품질 카메라를 탑재, 인도는 물론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J4의 경우 20만원이 채 안될 정도여서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에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삼성이 인도 만큼은 중국업체에 밀려서는 안된다는 절박감에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간) 기준 갤럭시J6와 갤럭시J8의 누적 판매량이 200만 대를 넘었다. 

그러나 승부는 이제부터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샤오미의 저가 스마트폰에 대항하기 위해 삼성이 중저가 모델인 A시리즈와 J시리즈를 출시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지만, 샤오미가 호라호락할 리 만무하다. 하반기에 샤오미와 삼성이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것이란 얘기다.

특히 인도는 삼성은 물론 샤오미 입장에서도 결코 포기하거나 소홀히 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과 샤오미 등 상위 5개 브랜드가 전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대비 18% 성장한 매우 전도유망한 곳이다.

시장이 정체기에 빠진 다른 국가와 달리 인도는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스마트폰 시장의 차세대 보고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인도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이유다.

삼성의 입장은 단호하다. 인도에서 밀리면 모바일 사업의 미래가 없다는 심정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사실상의 그룹 총수 자격으로 인도를 방문, 대규모 투자를 선언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삼성은 최근 약 8000억 원(490억루피)을 투자해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인도 노이다 신공장을 준공했다. 이를 통해 현지 생산 전략으로 어렵게 탈환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샤오미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삼성을 넘어 글로벌 1위를 노리는 샤오미로선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삼성이 독주하던 인도에서 정상에 등극했던 저력을 바탕으로 삼성을 끌어내리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삼성이 1위를 차지했다고는 하나 양사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1% 내외의 박빙이다. 그야말로 초접전 양상이다.

앞서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는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30.4%로 삼성전자(30.2%)에 0.2% 포인트 차이로 앞서며 1위를 유지했다고 발표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이나 샤오미나 인도는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라며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인도에서의 승부가 향후 스마트폰 글로벌 경쟁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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