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헹,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발표...전기대비 0.7% 성장 그쳐

▲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6일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이중배 기자] 수출 부진과 민간 소비의 위축으로 대한민국 경제성장률이 다시 주춤하다. 그럼에도 기업의 설비투자마저 크게 위축돼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수출 부진은 자칫 심각한 국면을 야기할 수 있는 변수다. 우리나라는 수출이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수출주도국이다. 박근혜 정권 말기 정국불안 시기에 우리 경제를 지켜왔던것도 다름아닌 수출이다.

이미 올해 경제성장률 3%대는 물건너 간 지 오래다. 2.8% 이상이냐 이하이냐의 문제만 남았다. 상황은 만만치않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다시 0%대로 주저앉았기에 더 그렇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모두 역성장한데다 글로벌 무역전쟁 등 국내외적으로 불안요인이 워낙 많아 민간소비가 다소 부진해지며 내수를 크게 위축시켰다는 게 이유지만, 속 내용은 그게 다가 아니다.

올 1분기 성장을 견인했던 수출 증가세도 주춤해진 것이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수출업종이 부진의 늪에 빠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도체마저 슈퍼사이클에서 빠져나온다면 그 파장은 만만치않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8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2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0.7% 성장, 지난 1분기 대비 1.0%(0.3%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4분기 -0.2% 이후 2분기 만에 최저치다. 올해 3%대 성장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보여진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잠재 성장률을 2.8~2.9%로 보고 있다. 정부의 전망치도 이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일각에선 2.7% 이하로 비관적으로 보는 민간경제연구소도 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상반기까지는 당초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남은 3~4분기 성장률이 0.82~0.94% 정도를 유지한다면 올해 2.9%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3분기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2분기 경제 성장률이 다시 0%대로 떨어진 것은 일단 내수 부진 탓이 크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곤두박질쳤다. 소비가 1분기보다 주춤해졌다.

내수의 2분기 성장 기여도는 -0.6%포인트로 사실상 경제성장률을 깎아 먹었다. 민간 소비는 0.2%포인트의 기여도를 나타냈지만 총고정자본형성(투자)의 기여도가 -0.8%포인트로 전분기(0.6%포인트)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줄어 1.3% 감소했고 설비투자도 기계류와 운송장비 감소로 전분기보다 6.6% 줄었다.

문제는 설비투자 흐름이다. 지난 2016년 1분기(-7.1%) 이후 9분기 만에 2분기 설비투자가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 측은 2분기 설비투자 급감이 지난해부터 올 1분기까지 높은 증가세를 보인 데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그 감소폭이 예사롭지 않다.

민간소비도 0.3% 늘어나는데 그쳐 2016년 4분기(0.3%) 이후 6분기만에 최저치다. 1분기(0.7%) 수준에 비해 더 축소된 것. 정부소비 성장률도 1분기 2.2%에서 2분기 0.3%로 둔화되면서 2015년1분기(0%) 이후 13분기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성장세를 견인해온 수출은 전분기보다 0.8% 성장했다. 1분기 4.4%에 비해 크게 줄었다. 그나마 반도체의 '나홀로 선전' 덕분이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1.3%포인트대다.

한편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대비 0.8% 감소하면서 지난해 4분기(-1.3%) 이후 2분기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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