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국민의 마음만 가져가려는 쇼통…경제 실정 덮는 이벤트"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호프집을 방문해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 일환으로 참석자들과 맥주를 마시며 대화하고 있다. 앞서 청와대가 이날 행사를 '깜짝 만남' 취지로 설명했다가 추후 '컨셉'이었다고 표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가 짜여진 각본에 의한 보여주기 식 ‘쇼통’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주목된다.

26일 저녁 서울 광화문의 한 호프집에서 진행된 이 행사를 두고 자유한국당이 ‘쇼통’이라고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당은 대통령 행사를 사전에 기획해 놓고서도 깜짝 만남이라며 최대의 극적 효과를 노린 청와대의 홍보성 민생탐방 ‘쇼’를 지적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자리를 같이한 국민들 중 청년구직자로 참가한 배 모씨는 지난해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도 만났던 인물로 전해졌다.

당초 청와대는 이날 행사 취지를 ‘깜짝 만남’인 양 설명하면서 “자리에 초청된 시민들은 대통령을 만나는 자리인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3월 한 매체의 ‘수고했어 오늘도’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배씨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문 대통령은 청년들을 위로하기 위해 고시생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 노량진의 한 빨래방에 깜짝 등장해 배씨와 함께 빨래를 하고 같이 소주도 마셨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어젯밤 호프집에서 만난 청년은 지난해 문 대통령과 시장통에서 소주잔을 기울인 바로 그 청년”이라며 “세상이 좁은 것인지 아니면 탁현민 행정관의 기획력이 탁월한 것인지”라고 말했다.

이어 “언제까지 이런 쇼통으로 국민들의 마음만 가져가려고 하는 것인지 지켜보겠다”고 날을 세웠다.

김 원내대표의 비판이 제기되자 청와대는 의전비서관실이 문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배씨에게 사전에 연락해 참석을 조율했다면서 ‘컨셉’ 표현을 사용하며 배씨를 초청한 경위를 상세히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사전에 참석자 정보를 충분히 알리지 않은 점에 대해서 유감을 나타냈다.

이날 행사에는 박용만 대한상의회장을 비롯해 청년 구직자와 경력단절 여성구직자,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아파트 경비원), 중소기업 대표, 편의점 점주, 서점, 음식점, 도시락업체 대표, 인근 직장인 등이 대거 참석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