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체감경기가 계속 내리막세다. 경기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이중배 기자]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급랭하고 있다.

이달들어 더욱 악화되는 양상이다. 2015년 메르스사태 이후 최악이란 얘기까지 들린다.

미-중 간의 무역분쟁과 관세폭탄, 유가 상승과 환율 불안, 최악의 장기 폭염 등 연이은 악재가 기업의 향후 경기전망까지 비관적인 방향으로 내몰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8월 전망치가 89.2를 나타내며 18개월 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무려 39개월 간 100선 아래에 머물렀다.

BSI란 경기 동향에 대한 기업가들의 판단·예측·계획의 변화 추이를 관찰하여 지수화한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위로는 낙관적 전망을, 아래는 비관적 전망을 의미한다.

즉, BSI가 계속 내리막세를 보인다는 것은 기업가들의 경기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한경연 조사 결과 8월 BSI는 5월 이후 3개월 연속 큰 폭으로 하락,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내수(94.1)와 수출(94.8)에서 지난달 보다 하락했을 뿐 아니라 투자(97.7), 자금(94.8), 재고(106.3), 채산성(93.0) 등 대부분의 부문이 100선 아래에 걸쳐있다. 

2017년 2월 이후 BSI 전망치가 80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기업들은 여름철 휴가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등 계절적 요인과 함께 내수침체 및 수출둔화 등 전반적인 경기악화가 부정적 전망의 주요 원인이라고 응답했다. 

한경연 측은 최저임금 인상 논란과 국제유가 상승 등 기업의 비용부담 증가도 기업심리 위축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올들어 100선을 넘으며 기대감을 나타냈던 기업경기 전망과 실적이 최근 급격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수출과 투자 전망은 물론 실적까지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지난 30일 발표한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제조업의 업황 BSI는 74로 전월(80)보다 6포인트 낮아졌다. 비제조업은 76으로 전월(80)에 비해 4포인트 하락했다. 

전업종 통틀어 전월(80) 대비 5포인트 낮아진 75를 기록했다. 이같은 낙폭은 메르스 사태를 겪었던 지난 2015년 6월 이후 가장 크다는게 한국은행 측의 설명이다.

이번 조사는 전국 3696개 법인기업(응답 3269곳)을 대상으로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조사한 결과다.

제조업의 경우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때문에 경기를 좋지 않게 보는 기업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대기업(-6포인트)과 중소기업(-5포인트) 모두 내렸다.

제조업 중에서도 특히 화학제품 업종이 11포인트 하락했다. 무역분쟁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쪽 수요위축 우려로 제품가격이 약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자동차 업종도 7포인트 하락했고 스마트폰 등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도 4포인트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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