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설비투자가 갈수록 위축되면서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이중배 기자]산업체의 설비투자 흐름이 썩 좋지 않다.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기업들이 설비투자에 소극적이다.

설비투자가 갈수록 위축된다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불안한 징후다. 한국은행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분기이후 9분기 만에 2분기 설비투자가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고 통계청 조사에서도 설비투자는 계속 뒷걸음질을 하고 있다.

설상가상 산업생산도 부진한 양상이다. 광공업의 부진이 전체 산업생산을 마이너스로 돌려놓고 있다. 우리 경제에 진한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차산업혁명과 일자리 창출을 부르짓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론이 불거지며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것도 전반적인 경제지표의 부진한 양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투자지표가 4개월 연속 후퇴했다. 이는 IMF 외환위기 영향권 아래 놓여있던 2000년 12월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증가세를 보였던 생산지표도 광공업 부진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경기국면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나란히 하락세다. 전체 경기 상황이 쪼그라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6월 전산업생산은 광공업 생산이 줄고 건설업 부진 등의 여향으로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올들어 전월 대비 산업생산은 등락을 반복 중이다. 1월 1.0% 증가했으나 2월(-0.2%)과 3월(-0.9%)에는 연이어 감소했다. 4월(1.4%)과 5월(0.2%) 두 달간 소폭 증가했다가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6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완성차 수출 부진과 부품 수요 감소로 자동차가 7.3%로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 화학제품은 중국 수출 감소와 일부 사업체 설비 보수로 3.6% 줄었다. 반도체가 11.2% 증가한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산업생산이 줄어든 것은 공장 가동률을 보면 알 수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6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보다 0.5%포인트 하락해 73.5%를 기록했다.

건설업의 부진은 계속됐다. 건설 생산은 전월 대비 4.8% 감소했다. 5월(-2.7%)부터 두 달째 감소세가 이어진 것이다.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를 아우른 내수 부문 지표는 비교적 긍적적이었다. 지난달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 보건·사회복지가 2.4% 증가했고 금융·보험이 0.9% 늘어난 결과다.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 플러스로 전환했다. 음식료품과 화장품을 포함하는 비내구재가 2.0% 증가했고,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는 1.4% 늘어났다. 다만 승용차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는 2.8% 줄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5.9% 감소하는 등 네 달째 뒷걸음질이다. 지난 3월 7.8% 감소세로 접어든 뒤 4월(-2.7%)과 5월(-3.2%)에 이어 6월까지 줄었다. 설비투자가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17년 6개월 만이다.

통계청 측은 "그동안 설비투자에서 호조를 보인 반도체 제조용기계 등이 한풀 꺾인 때문인 것같다"며 "반도체업체 설비증설이 2016년 6분기부터 지난 1분기까지 근 1년 반 동안 대규모로 진행됐는데, 그 투자가 완료되면서 투자가 주춤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향후 반도체 설비투자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앞서 대규모 투자가 진행됐기 때문에 앞으로 더 큰 투자가 이뤄지길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현재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떨어지고 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월부터 세달 연속 떨어진 뒤 5월 들어 보합세를 보였으나 다시 하락 중이다. 5개월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통상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연속 떨어지면 경기 전환점 발생 신호로 본다. 다만, 5월에는 보합세를 기록한 만큼 경기전환 신호라 판단하기에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 통계청의 입장이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