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운규(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0일 중국에 추월당한 디스플레이업계 투자현황 점검차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김명수 기자] 중국 LCD 패널업체들이 그동안의 거침없는 설비증설과 물량 공세에서 벗어나 수익성 위주로 전략을 수정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LCD 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불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LCD 시장은 그동안 BOE, CSOT 등을 내세워 세계 1위 생산국으로 도약한 중국 패널업체들이 물량을 쏟아내면서 과잉공급으로 인한 가격 하락으로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등 국내업체들이 채산성 악화에 시달려왔다.

그러나, 중국업체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물량 조절에 나서면서 이달들어 LCD 패널 가격이 소폭 반등했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7일 시장조사기관 위츠뷰(Witsview)에 따르면 8월 상반월 LCD패널 가격이 지난해 5월 이후 무려 15개월 만에 32인치~75인치에 이르는 전제품이 일제히 가격 하락을 멈추고 평균 +0.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8월 LCD패널 가격이 예상을 상회한 데다가 이런 추세가 4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55인치 이상 대형 TV 패널이다. 견조한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151달러로 +0.7% 상승해 14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한 7월의 상승세가 8월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65인치(235달러), 75인치(535달러) 대형TV 패널가격도 13개월 만에 약세에서 탈피하며 보합세를 기록, 가격하락을 멈추고 상승을 위한 숨고르기 중이다.

32인치 TV 패널가격(51달러)은 +2.0% 상승했고 40인치(75달러), 43인치(83달러) 중형 TV 패널가격도 각각 +1.4%, +1.2% 오름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3분기 LCD TV 패널가격 상승이 55, 65인치 등 초대형 TV 패널로 확대되며 상승폭이 가파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일각에선 이같은 TV 패널가격 상승세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현재 글로벌 LCD 패널 수요가 공급을 20~30% 상회하고 있어 가격인상을 통한 패널업체들의 적극적인 수익성 제고 전략이 지속됐다"면서 "하반기부터 글로벌 TV 세트업체들의 보수적 패널구매 기조가 적극적인 재고확충 전략으로 바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4분기 LCD 패널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분기 대비 +3~5% 상승해 기존 시장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단기적으로는 LCD 패널 가격의 강세가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 여전히 가격 전망이 불투명하다. 중국업체들이 언제든 물량을 쏟아낸다면 가격은 금방 하락세로 반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달리 글로벌 LCD 패널 시장의 키는 중국이 쥐고 있다. 특히 세계 1위로 도약한 BOE의 성장세가 무섭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상반기 BOE의 출하량은 2562만5000대로 전년대비 31.4% 증가하며 LG디스플레이를 2위로 밀어냈다. 같은기간 LG는 출하량이 4% 가량 줄어들었다.

설상가상 BOE는 세계 최초로 허페이 10.5세대 라인이 양산단계에 진입하며 55인치 이상 대형 패널 점유유을 빠르게 높이고 있어 국내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BOE가 만약 허페이 공장을 풀가동하며 국내업체들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대형 패널 생산 비중을 높이고, 출하가격을 낮춘다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업체들의 채산성은 금방 악화될 개연성이 충분하다. OLED로 사업 중심을 옮긴 삼성디스플레이는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과거 메모리 반도체 시장과 마찬가지로 LCD시장이 메이저업체간 무한경쟁을 통한 치킨게임이 시작됐다"고 전제하며 "현 구도아래서는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는 BOE의 사업 정책과 방향에 따라 국내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릴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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