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 '야기' 예상 진로도.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김국동 기자] 폭염을 식혀줄 것으로 기대되는 제14호 태풍 '야기(YAGI)'가 북상하며 국내에 소나기와 바람을 몰고 올 가능성이 제기됐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야기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580㎞ 부근 해상에서 시속 5㎞의 속도로 북상 중이다.

야기는 서쪽으로 확장하는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북서진해 중국 동쪽 해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위 30도까지 북상하는 진로의 주변 환경을 고려할 때 크고 강한 태풍으로 발달하기는 어렵겠지만, 일본 오키나와 부근을 지난 12일부터는 다소 강화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과 태풍의 북상속도에 따라 우리나라 부근에서 태풍의 진로가 매우 유동적이라고 분석하며 이에 대해 3가지 가능성을 내놨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태풍이 서해상을 지나 요동반도에 상륙한 후 한·중 국경 부근을 지나는 수순이다. 이 경우 우리나라는 오는 12~14일 태풍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이 진로로 움직일 경우 특히 서해안과 남해안, 제주도, 중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바람이 불겠고 전국에 국지성 소나기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 경우 일시적으로 기온 하강의 가능성은 있으나 폭염을 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기상청 관계자는 "바람이 남풍이라 결국 더운 바람이 부는 것이고, 소나기는 습기만 더할 뿐 폭염을 꺾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결국 15일 이후 태풍이 지나가면서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올 지, 북태평양고기압이 버텨 폭염이 완화되지 않을 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번째는 중국 서쪽 내륙으로 이동할 가능성이다. 이 경우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강수 가능성이 적어, 국내에는 폭염과 열대야가 당분간 지속된다.

마지막으로 기상청은 태풍이 서해 중부 해상에서 북상하지 못하고 북동쪽으로 꺾여 북한 중부지방을 통과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전국에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려 폭염이 일시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태풍이 북상함에 따라 11일 오후 제주도 남쪽먼바다부터 바람이 매우 강해지고, 물결이 높아지겠다"며 "12~14일은 남해상과 제주도전해상, 서해상을 중심으로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올해 전국 45개 지점의 폭염 일수는 24.6일로 평년보다 17.3일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열대야 일수는 13.1일로 평년보다 9.5일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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