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이혜은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또 동결했다.

금통위는 31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연 1.50%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연 1.25%의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9개월째 동결이다. 이달 금리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잇따른 경제지표 부진에 금통위는 결국 동결을 선택했다.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한은이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에 발맞춰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국내 경기 회복세가 불안한 탓에 쉽게 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이달 채권시장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2%가 금리동결을 예측했다.

최근 발표된 고용-투자 등 부진한 경제지표는 한은의 금리인상을 더 어렵게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7월 취업자 증가폭이 전년동기대비 5000명으로 추락했고, 7월 설비투자도 5개월 연속 하락했다.

가계와 기업의 체감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은 점도 이번 금리동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우려, 터키발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우리 경제의 주축인 반도체 수출 정점 논란 등 불확실성도 곳곳에 산적해 있다. 이번 금리동결은 한은이 자칫 금리를 올렸다가 내수를 비롯한 우리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다음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한·미 금리차는 0.75%포인트로 벌어지게 될 전망이다. 현재 미국의 금리는 연 1.75~2.00%로 우리나라 기준금리보다 상단이 0.50%포인트 높은 상황이다.

내외금리차 확대는 한은의 금리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아직까지는 외국인 자금이탈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향후 금리차가 더 벌어지면 급격히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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