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 두테르테의 정치 탄압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조원호 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안토니오 트릴라네스 상원의원에 대해 체포 명령을 내렸다.  2011년 베니그노 아키노 3세 당시 필리핀 대통령의 트릴라네스 의원 사면 결정이 합법적이지 않다는 이유다.

트릴라네스 의원은 두테르테 대통령 아들의 마약밀수 연루 의혹, 부정축재 여부 등을 놓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첨예하게 대립해온 인물이다. 이에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이번 결정을 두테르테 대통령의 정치탄압이라고 분석했다.

필리핀 현지 언론인 마닐라타임스는 4일 두테르테 대통령이 "트릴라네스 의원 체포를 위해 합법적인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트릴라네스 의원은 해군 장교 출신으로 글로리아 아로요 전 대통령에 반기를 들고 두 번의 쿠데타를 일으킨 바 있다. 이른바 2003년 '오크우드 반란'과 2007년 '마닐라 페닌슐라 포위 작전'이 그것이다. 필리핀의 고급호텔인 오크우드 프리미어 호텔과 마닐라 페닌슐라 호텔을 점령하고 대통령의 퇴진 성명을 발표했으나 두 번 다 정부군의 진압에 투항하며 막을 내렸다.  

트릴라네스 의원은 2007년 쿠데타로 인해 수감됐으며, 2011년 아키노 3세 당시 대통령이 해당 사건의 가담자 75명을 특별사면하며 풀려났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트릴라네스 의원이 절차에 따라 사면 신청을 하지 않았으며 범죄에 대한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면 조치를 취소한 뒤 체포 명령을 내렸다.

현지 전문가들도 두테르테의 체포명령이 '정치탄압'이라는 입장이다. 안토니오 라 비냐 마닐라대 교수는 "이번 명령은 정치적인 반대에 대한 명백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마닐라타임스는 트릴라네스 의원이 상원의 보호 하에 있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비센테 소토 3세 상원의장은 "상원 의원들의 합의 하에 트릴라네스 의원을 보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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