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장용 기자] 지난 8월 설비투자가 6개월 연속 후퇴했다. 설비투자 감소 국면이 이처럼 장기간 이어진 것은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사태이후 처음이다.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모두 전월 대비 하락했다.

그러나 전체 산업생산은 자동차 호조 등에 힘입어 소폭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3년여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4%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계속 내리막이다. 지난 2월(1.2%)까지만 해도 넉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3월(-7.6%)들어 마이너스로 전환한 뒤 ▲4월 -2.5% ▲5월 -2.8% ▲6월 -7.1% ▲7월 -0.3% 등을 기록했다.

투자가 6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여년만이다. 외환위기가 본격화된 1997년 9월부터 1998년 8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한이래 가장 장기간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증설이 대규모로 진행되다가 3~4월부터 마무리되면서 설비투자가 둔화세다. 8월에도 반도체 제조용기계와 같은 특수산업용기계 투자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투자 부진이 이어졌지만 8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7월(0.6%)에 이어 두 달 연속 늘어났다.

광공업 생산이 전월에 비해 1.4% 증가하면서 견인차 역할을 했다. 광공업 생산은 지난 4월(3.3%) 이후 넉달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주요 품목을 보면 자동차 생산이 21.8%나 늘었고, 고무·플라스틱도 5.1% 증가했다. 자동차는 북미·중동 수출이 개선되고, 주요 업체들의 임금협상이 조기에 마무리되면서 2013년 8월(24.1%)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고무·플라스틱은 운송장비용 플라스틱제품의 국내 수요가 확대되면서 생산이 증가했다.

생산능력 대비 생산을 뜻하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보다 2.5%포인트 상승한 75.7%를 기록했다. 2015년 9월(76.8%) 이후 가장 높다. 자동차와 고무·플라스틱 생산이 호조를 보였고, 부진 업종의 구조조정이 이뤄진 영향으로 분석됐다.

한편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98.9를 기록했다. 2009년 9월(98.9) 이후 가장 낮았다.

통상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연속 하락하거나 상승하면 경기가 전환됐다고 판단한다. 현재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4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했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전월 대비 0.4포인트 떨어졌다. 2016년 2월(-0.4포인트) 이후 하락폭이 최대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6월부터 석달째 하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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