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편의점 '이마트24'와 사실상 경쟁자 ‘노브랜드 슈퍼마켓’ 연이은 출점 논란

타격 받은 '이마트24' 편의점주 각종 소송·항전

'상생' 문구의 현수막. 우측은 15미터 초근접 출점 '노브랜드' 내부공사 현장. <사진='행복한 편의점 만들기' sns 캡쳐>

[위클리오늘=김인환 기자] 최근 신세계 이마트가 일본계 편의점인 ‘미니스톱’ 인수전에 뛰어들어 사세확장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자사 편의점 ’이마트24‘와 경쟁구도에 있는 ’노브랜드 슈퍼마켓‘ 출점을 강행, 인근 '이마트24' 편의점 점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6일 ‘이마트24’ 편의점을 운영하는 울산의 A(45 남)씨는 “신세계가 다른 법인을 내세워 ‘노브랜드 슈퍼마켓’을 출점하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매출감소로 안 그래도 죽을 맛인데 우릴 막다른 길로 내몰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노브랜드’는 신세계 편의점인 ‘이마트24’ 내에 한 구역을 지정, 이마트 자체상품(PB)만을 판매하는 ‘노브랜드 존(zone)’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신세계는 ‘노브랜드 존’이 시장경쟁력을 보이자 2016년 해당 존을 하나의 브랜드로 격상, 같은 해 8월 ‘노브랜드 슈퍼마켓 1호점’을 출점했다.

이후 신세계는 현재까지 160여 개의 매장을 확보하며 명실상부한 대형 슈퍼마켓(SSM, super supermarket)으로서의 유통구조를 확립했다.

이런 ‘노브랜드’의 확장 성공 이면에는 신세계의 중형급 슈퍼마켓인 ‘이마트 에브리데이(E-mart everyday)’의 시장 철수 결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과거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상표 사용 문제 등으로 몸살을 앓다가 지난 3월 정용진 부회장에 의해 공식적으로 시장 철수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결정 후 계약이 만료되거나 폐점 결정이 내려진 매장들이 순차적으로 ‘노브랜드’로 간판을 바꿔달아 사실상 무의미한 결정이었다는 논란이 계속돼 왔다.

뿐만 아니라 시중의 일반 중·대형급 슈퍼마켓도 인수·전환해 사세를 더욱 확장시켜 지역 소상인들과 여러 마찰을 빚어 왔다.

문제는 이같은 정책이 같은 이마트 계열인 ‘이마트 24’ 편의점에게도 매출하락이라는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출혈경쟁은 타브랜드 간의 일이였던 반면, 이번 갈등은 하나의 모기업을 둔 브랜드 간의 문제라는 점에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인천 마전동에 위치한 ‘이마트24’ 편의점과 울산에 위치한 ‘이마트24’ 편의점의 경우 각각 15미터와 30미터 인근에 ‘노브랜드 슈퍼마켓’이 출점, 소송으로까지 이어진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울산의 해당 점주는 “노브랜드 측이 스스로 문제가 된다는 걸 인식했는지 인테리어 공사할 때 칸막이를 치고 깜깜이 공사를 했다”며 혀를 찼다.

칸막이로 가린채 내부공사중인 '노브랜드 슈퍼마켓'

<사진='행복한 편의점 만들기' sns 캡쳐>

또 그는 “노브랜드가 들어온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 신세계 측에 항의했지만 법인이 달라 문제가 안 된다며 발뺌을 했다”며 “회사에게 뒤통수를 맞았다”라고 신세계를 비난했다.

이어 "인근에 있는 또다른 이마트24 점주와 함께 소를 제기했고 곧 있을 1심판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논란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향후 상품 중복률을 1% 미만으로 낮춰 피해가 없도록 할 계획이다”면서도 “처음엔 고전할 수도 있지만 시장 차별화로 상황은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근접출점에 항의하는 점주들과는 합의금 지불이나 해당 점포 인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스스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 아니겠냐”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이는 과거 제너시스 그룹이 자사 BBQ치킨 인근에 bhc치킨을 근접 출점해 비난을 받았던 일과 유사하다”면서 “정용진 부회장이 해결을 약속했으나 여전히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며 정책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앞서 내홍에 시달리고 있는 ‘노브랜드’와 ‘이마트24’라는 ‘한지붕 두가족’ 문제 해결에 대한 신세계의 향후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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