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개척 다각화 필요 지적도

[위클리오늘=전근홍 기자] 국내 시중은행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상반기 중국과 홍콩, 동남아시아권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시현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아시아권 국가들에 편중돼 또 다른 포화상태에 빠지면 오리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동남아 국가의 정치, 경제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해외시장 개척의 다각화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는 지적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7일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 반기보고서를 보면 이들 중 동남아권에 진출한 법인에서 가장 많은 순이익 낸 곳은 신한베트남은행(586억1300만 원)이다.

대표적으로 살펴보면,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말 호주계 ANZ은행의 소매금융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전년대비 57.89% 성장세를 보였다. 대출영업에 기반을 두고 현지 자산영업을 늘린게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의 중국 법인인 중국유한공사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27.76% 늘어난 447억5900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현지 대출자산이 지난해 연말보다 1조 원 넘게 늘며 이자 이익이 많이 증가했고 충당금이 환입요인도 발생한 탓이다.

이들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PT KEB Hana Bank)은 297억7600만 원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1% 늘어난 수치다.

이 외에 신한은행 일본법인 SBJ은행은 일본에서 리테일 영업을 하는 유일한 외국계 은행으로 투자은행(IB)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다만 시중은행 해외진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임에도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24.99% 감소했다.

우리은행 해외법인 인도네시아소다라은행은 지난해보다 15.28% 늘어난 224억100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해외진출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국민은행도 규모는 적지만 가파른 성장세로 이목을 끌었다.

국민은행 중국법인의 경우 지난해 말 12억 원의 순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래 올해 상반기에는 80억 원이 넘는 성과를 냈다. 현지 기업 대상 대출이 늘었고, 국내에서 진출한 기업들의 송금을 지원하며 외환 거래 매매이익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국내시장의 과포화로 새로운 수익원의 거점으로 동남아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중”이라며 “동남아권에 몰릴 경우 또 다른 포화상태가 야기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상 단기성과에 치중돼 진출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중장기 글로벌 경쟁력은 정체될 수 있고 현지의 정치·경제 변동성이 상존하는 만큼 연쇄적으로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위험인식을 금융당국과 공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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