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조원호 기자]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자국 정보기관의 '폭력사태 발생 가능' 경고에도 불구하고 주이스라엘 대사관 이전을 시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가자·서안지구 등지에서의 폭력사태 가능성을 다룬 호주보안정보기구(ASIO) 기밀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호주 가디언이 입수한 것이다.

보고서는 "호주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가능성이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서 폭력 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명시했다. 보고서는 또 폭력사태까지는 아니더라도 호주 내부에서 시위가 일어날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 보고서가 작성된 시점은 지난 15일로, 모리슨 총리가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길 수도 있다고 발언하기 불과 하루 전이다.

모리슨 총리가 폭력사태 경고에도 불구하고 대사관 이전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오는 20일 치러지는 웬트워스지역 보궐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디언에 따르면 보궐선거 판세는 모리슨 총리가 속한 호주 자유당에 다소 불리한 상황이다. 보궐선거에서 패할 경우 자유당은 하원에서 과반의석을 잃게 된다. 자유당 소속이었던 맬컴 턴불 전 총리를 따르는 지지자 상당수가 유대인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했다. 모리슨 총리가 대사관 이전을 강행할 경우 호주는 과테말라, 파라과이에 이어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옮기는 4번째 국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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