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방북 사실상 수락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로마 바티칸 교황궁 교황 집무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최희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10분부터 12시48분까지 38분동안 바티칸 교황궁 2층 교황 서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배석자없이 단독 면담했다.

게오르그 간스바인 교황청 궁내원장의 영접을 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수행원과 함께 '작은 왕좌의 방'이라 불리는 '살라 델 트로넷토(Sala del Tronetto)'에서 교황을 알현했다.

우리측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남관표 안보실 2차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윤종원 경제수석 등이 정부 수행원 자격으로 예방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몰타 기사단(Knights of Malta)' 회장 자격으로 함께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교황과 함께 간단한 기념촬영을 한 뒤 내부 서재로 옮겨 배석자없이 통역만 대동한채 단독 면담을 시작했다.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에서 근무 중인 한현택 신부가 순차통역을 맡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면담 장소인 서재로 들어서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만나뵙게 돼서 반갑다"는 이탈리아어로 된 짧은 인사를 건넸다.

문재인 대통령은 "만나뵙게 돼서 반갑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교황청을 방문했지만 디모테오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톨릭 신자이기도 하다"고 소개하고 "오늘 주교 시노드 기간 중에도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린다. 어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하게 해 주셔서 배려에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면담에서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노력 등 한국과 교황청의 공동 관심사에 대해 심도있게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에서의 가톨릭 역할, 한·교황청 관계 발전 등도 논의 대상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 메시지도 전달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9월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백두산 천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초청의 뜻을 교황에게 전달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사실상 수락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김정은 위원장이 초청장을 보내도 좋겠느냐"고 묻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전한 말씀으로도 충분하나,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며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답했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1시간 면담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적은 38분간만 이뤄졌다. 교황청이 지난 3일부터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를 진행 중이라 교황이 자리를 오래 비울 수 없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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