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업체들 경쟁 속 수익성 악화

2015년 글로벌 모델 김수현을 앞세워 야심차게 줄발한 중국 '더페이스샵' 팬사인회<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인환 기자]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이 지난 5월 중국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이마트, 롯데마트, 이랜드, 오뚜기에 등에 이어 실패의 연속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은 130개에 달하던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폐점하고 중국 H&B(헬스앤드뷰티) 스토어 ‘왓슨스’에 당사 제품을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액이 194억 원에 달하는 등 실적이 악화된 데에 따른 조치다.

‘더페이스샵’의 실적악화의 이유로 표면상 사드 보복을 꼽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주된 이유를 기업경쟁력 약화에서 찾고 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현지 중저가 화장품 품질이 크게 향상되면서 한국산과의 격차가 눈에 띄게 좁혀졌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 현지 상황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국내와 달리 ‘거상’이 상품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유통업계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온라인 시장의 급속한 발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국시장에서의 실패를 겪은 업계의 관계자는 “점진적으로 산업화를 이룬 다른 나라들과 달리 중국은 중간단계의 발전 과정을 건너뛰는 경향이 있다”며 “유통시장 역시 오프라인 매장은 짧은 시간에 스킵(skip), 온라인이 폭발적으로 성장해 이에 적응 못한 국내 업체들이 고전했다”고 분석했다.

관계자는 또한 “중국의 유통방식과 구매방식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한류와 선진 기술이라는 매너리즘에 빠져 발빠른 대응을 못한 것이 사업실패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최근 들어 기업들이 중국 유통구조의 변화에 따라 온라인 시장에 적극 대응하는 등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업체들이 선점해 각축장이 돼버린 현 상황과 해외기업에 배타적인 중국문화의 특수성을 극복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