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3일 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조원호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의회 연설을 통해 "지난 2일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에서 있은 자말 카슈끄지의 사망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정치적 암살"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그동안 "영사관에서 살아서 나갔다"는 입장에서 지난 19일 '주먹다짐 끝 사망'에 이어 22일 '조사관의 우발적인 살해'라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우발적이 아니라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살인이라는 여러 증거들을 터키 당국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살해 전날인 지난 1일 3명의 사우디인이 이스탄불 부근의 숲을 둘러봐 시신 유기 장소를 사전에 물색한 정황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사우디에 "시신이 있는 곳을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지난 13일부터 언론에 보도된 영사관 고문 및 살해 정황이 담긴 오디오 및 비디오 증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전날부터 세계의 기대를 모았던 카슈끄지 살해에 관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적나라한 사실 폭로'는 용두사미에 그친 인상이 있다고 외신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사우디 살만 국왕에 대해서는 예의를 잃지 않았으나 관련 조사를 양국이 공동으로 실시해야 하고 용의자들을 터키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가 살해를 명령했는 지를 밝혀야 한다고 말한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그러나 의혹의 정점인 모하메드 빈살만 왕세자는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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