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구속 여부에 '윗선' 수사 성패 달려

▲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강인식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 농단' 의혹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임종헌(59)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임종헌 전 차장은 26일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10시12분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임종헌 전 차장은 '재판하던 곳에서 구속 심사를 받게 됐는데 심경이 어떤가' '법원의 절체절명 위기상황에 책임을 느낀다고 했는데, 혐의를 부인하는가'라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임종헌 전 차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영장에 공범으로 적시됐는데,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잠시 고개를 떨군 뒤 곧바로 법정으로 들어갔다.

임종헌 전 차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비밀누설, 직무유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국고손실,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등이다.

임종헌 전 차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시절 법원행정처 요직인 기획조정실장, 행정처 차장을 지내면서 각종 사법 농단 의혹의 실무를 관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종헌 전 차장은 그러나 4차례 진행된 검찰 소환조사에서 이같은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구속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지난 23일 수십여개에 달하는 범죄사실을 담은 230여쪽 분량의 임종헌 전 차장 구속영장 청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임종헌 전 차장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임종헌 전 차장 구속 여부에 따라 향후 검찰수사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중간 책임자이자 통로 역할을 한 임종헌 전 차장에 대한 구속수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윗선의 개입 여부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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