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샵 납품단가, 온라인 판매가보다 비싸

(왼쪽)'이니스프리' 본사와 점주협회 회의, (오른쪽)'더페이스샵' 규탄 시위<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인환 기자] 같은 시기, 같은 문제로 이슈를 일으킨 두 회사가 있다. 그러나 한 회사는 상생협약을 통해 해결을, 반면 다른 회사는 상극으로 치닫고 있다. 아모레와 LG생활건강의 로드샵 문제다.

지난 25일 아모레 ‘이니스프리’ 로드샵 점주협회와 본사는 상생협약을 통해 온라인 상품 판매 마진을 점주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의견을 모았다.

온라인 판매가가 현저히 낮아 로드샵 운영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오는 폐해에 따른 조치다. 반면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 가맹본부는 여전히 점주들과 대립 중이다.

현대의 유통구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샵 구조로 나뉘어 있다. 온라인 판매에만 집중하는 소규모 업체와 달리 일정 이상의 규모를 갖춘 기업들은 인지도와 자금력을 앞세워 두 채널을 동시에 활용한다.

문제는 온라인 판매가와 로드샵 판매가가 현저히 차이가 난다는 데에 있다. 심지어 로드샵 납품단가가 온라인 판매가보다 비싼 경우가 허다해, 상당수 점주들이 온라인에서 구매한 제품을 샵에 가져와 판매하기도 한다.

이런 폐해는 패션, 화장품, 식품, 공산품 등 전방위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객들이 점찍어둔 제품을 로드샵을 통해 색감, 재질, 사이즈, 기능 등을 체크한 후, 온라인에서 최저가를 찾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로드샵이 매출부진에 허덕인다는 것이다.

아모레와 LG를 향한 점주들의 시위는 바로 그런 구조를 바로잡아 달라는 요구였다.

이번 아모레 ‘이니스프리’의 상생해결 방안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이 방식은 향후 모든 기업의 롤모델로 작용할 수 있다”며 “온라인 고객이 구매를 원하는 매장을 선택함으로써 해당 매장의 매출 상승효과와 더불어 고객유치를 위해 평상시에도 서비스의 질을 높이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비슷한 예로 한국야쿠르트의 경우,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오프라인에 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있다. 대신 온라인 고객들이 제품을 선택하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제품을 배달해 자신의 매출로 가져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로드샵은 회사의 들러리가 아닌 상징성을 띠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자체가 영업과 홍보와 소비의 주체”라며 “상대적으로 유지비가 거의 들지 않는 온라인 매출을 점주들에게 돌려줌으로써 온·오프 간 상당한 시너지가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아모레 ‘이니스프리’의 해결과정을 지켜보며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알려진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은 과연 어떤 해결 방안을 내놓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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