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매출 창사 최대, 손익은 생활용품사업 부진으로 역대 2번째 기록   

[위클리오늘=민필립 기자] LG생활건강이 올 3분기 생활용품사업부의 실적 부진에 발목을 잡혀, 창사 최대 분기 영업이익 시현에 실패한 것으로 밝혀졌다.

LG생활건강은 ‘후’와 ‘숨’, ‘오휘’, ‘빌리프’ 등 럭셔리 뷰티브랜드의 국내외 선전에 힘입어 역대 분기매출 최고치를 갈아치웠지만, 손익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역대 2번째 영업이익 시현에 그침으로써 외형과 손익을 아우르는 최대 분기실적 기록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특히 음료사업부가 꾸준한 성장세를 앞세워 창사 최대 실적을 올리며 힘을 보탰지만, 매출과 손익 모두 큰 폭으로 감소한 생활사업부의 부진을 완전히 극복하기에는 힘이 모자라 아쉬움을 남겼다.

이로써 외형은 화장품과 음료사업부가 서로 힘을 보태며 창사 최대 분기매출을 이끌어냈지만 손익까지는 커버하지 못해, ‘창사 최대 분기매출 시현’과 ‘3분기 기준 최고 실적’이란 타이틀에 만족하게 됐다.  

하지만 LG생활건강은 중국정부의 사드 보복 후유증이 완전 해소되지 못한데다가 소비침체 지속 등으로 실적 부진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그룹 등 여타 화장품업체와는 차별화된 성적표를 계속 내밀고 있어, 업계의 부러움과 시샘을 한 몸에 받고 있다. 

■ 전년비 매출 10.6%, 영업익 9.8%↑...럭셔리 뷰티 브랜드가 전사 성장 견인 

LG생활건강이 공시한 3분기 잠정실적(연결)에 따르면 내수경기 침체 지속과 사드 여파 지속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럭셔리 화장품 중심 전략이 효과를 발휘, 창사 이래 분기매출 최고치를 갱신하는 호실적을 이뤄냈다.  

이 회사는 올 3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 1조7372억 원, 영업이익 2775억 원을 시현, 지난해 3분기 매출 1조5708억 원과 영업이익 2528억 원 대비 각각 10.6%, 9.8% 증가했다. 

특히 매출은 지난 1분기에 기록했던 종전 최대치 1조6592억 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고, 영업이익 또한 2775억 원을 시현, 지난 1분기 2837억 원 보다는 약 62억 원이 적지만 역대 2번째로 높은 호 실적을 펼쳤다.  

이에 대해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전략적으로 육성해 온 ‘후, ‘숨’, ‘오휘’, ‘빌리프’ 등 럭셔리 화장품이 국내외에서 선전, 화장품사업 성장을 견인했고, 생활용품사업은 국내사업 강화와 해외시장으로의 확장을 위한 기본을 다졌다”며 “음료사업 역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 다양한 제품 라인업으로 탄산과 비탄산 모두 성장, 사상 최고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럭셔리 화장품 매출은 3분기 누적 매출 2조1789억 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30.2%나 증가해 전사 성장을 견인했다고 덧붙였다.

■ 3대 사업부 실적 희비...화장품·음료 ‘순항’ vs 생활용품 ‘부진’

이 회사의 실적을 3대 사업부별로 살펴보면 그 희비가 명확하게 드러나 눈길을 끈다. 

화장품사업부와 음료사업은 외형과 손익 모두 증가하는 선전을 지속중인 반면, 생활용품사업은 지난 몇 분기 째 계속해서 쪼그라드는 부진한 실적을 시현한 것. 

LG생활건강에 따르면 먼저 ▲화장품사업의 경우, 3분기 매출 9542억, 영업이익 1840억 원을 시현, 전년 동기 7726억 원과 1409억 대비 23.5%, 30.6%씩 증가해 전사 성장을 견인했다.

게다가 수익성 개선까지 동반하며 19.3%의 영업이익률로 전년 동기 대비 1.0%P 상승했다.

특히 ‘후’가 주요 판매채널에서 꾸준히 성장, 분기 매출 기록을 갱신했고, 고가라인 확대전략으로 ‘숨마’ 라인과 ‘오휘’의 ‘더 퍼스트’ 라인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03%, 45% 성장했다. 

이에 힘입어 화장품사업부 매출 순증액이 1816억 원을 기록, 창사 최대 분기 매출 시현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영업이익 순증액 또한 431억 원에 달하는 등 화장품사업부의 선전이 회사 전체 외형과 손익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하고 있는지 확연히 드러났다. 

▲음료사업 또한 콜라 등 주요제품의 가격 인상 등에 힘입어 매출 3935억원, 영업이익 508억원을 시현, 전년 동기대비 약 4.5%와 11.6% 씩 증가했다.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등의 고른 성장으로 탄산음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고, 성수기를 맞아 ‘파워에이드’, ‘토레타’가 높은 성장을 기록하며 비탄산음료 매출도 4.1% 증가해 음료사업부의 창사 최대 분기 실적을 합작해냈다.   

반면에 ▲생활용품사업은 3분기 매출 3895억, 영업이익 427억 원을 기록, 지난해 3분기 대비 각각 7.6%, 35.7%나 급감해 전사 성장세를 크게 훼손해 대조를 보였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단기적인 외형성장 보다는 중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구조 고도화 및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을 통한 해외사업 확대 기반 마련에 집중했고, 특히 중국에서 다양한 신제품 출시와 온·오프라인 채널 확대를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 역시 국내 생활용품 시장의 성장 저하와 유통재고 감축 등에 따른 매출감소에다, 해외사업 확대 기반 구축 및 중국시장 마케팅 강화에 기인한 판매관리비의 급증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교보증권 유민선 연구원은 “전년 동기 4000개 중반에 이르렀던 생활용품 SKU(개별 상품에 대해 재고 관리 목적으로 사용되는 식별 관리 코드)를 2000개 내외로 정리했으며 연말까지는 구조조정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 실적 부진은 좀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 증권가, 4분기 실적 전망 ‘긍정적’...“럭셔리 화장품 선전 이어질 것”

LG생활건강의 올 4분기 실적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오린아 연구원은 “중국의 꾸준한 수요와 함께 외부 환경 변화에도 럭셔리 브랜드 위주 전략으로 화장품 부문의 성장을 이끌어 내고 있어 긍정적”이라며 “올 4분기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 8.1%, 영업이익 13.7% 가량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 나은채 연구원은 "중국 프리미엄 화장품 시장 성장, ‘Whoo’ 브랜드에 대한 견고한 수요, 동사의 프리미엄 위주 전략에 근거해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며 "4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8.5%, 영업이익 역시 23.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교보증권 유민선 연구원은 "2019년 면세점 성장률 둔화와 중국 현지 매장 확대 여력 감소는 불가피하나 ▲고마진 럭셔리 화장품 비중 상승 ▲중국 현지의 강한 수요 지속 ▲꾸준한 면세 매출 등을 감안할 때 올 4분기 매출은 10.3%, 영업이익도 24.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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