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븐일레븐 본사에 지불되는 로열티도 한 몫

[위클리오늘=김인환 기자] 자칭타칭으로 유통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롯데가 유독 편의점 부문에서는 사족을 못 쓰고 고전하고 있다.

롯데 세븐일레븐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429억 원, 영업이익률은 단 1%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GS25의 2.7%, CU의 2.98%와 비교해 약 3분의 1 수준으로 '유통 왕좌' 롯데의 체면을 구겼다.

롯데는 실제로 제과, 음료, 푸드, 주류, 빙과 등 거의 모든 제품의 직접 생산뿐 아니라 유통·물류 시스템도 갖추고 있어 사실상 독보적 지위에 있다는 평을 그간 받아 왔다.

타 유통 브랜드와 달리 거의 모든 부문에 걸쳐 생산, 유통, 판매까지 계열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이번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반면,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왕국 일본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일본 세븐일레븐의 신선식품과 먹거리를 직접 연계·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코리아세븐에게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이런 장점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세븐일레븐에 대한 국내의 반응은 냉혹하다.

오픈서베이의 지난 2017년 조사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대중적 선호도에 있어 국내 편의점 3사 중 압도적 꼴찌를 기록한 바 있다.  '가장 방문하고 싶은 편의점'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57.7%가  GS25를 꼽았으며, CU(31.4%), 세븐일레븐(7.4%) 순이었다.

또한 편의점의 상징성을 띠고 있는 신선식품 부문에 있어도 GS25와 CU에 밀리고 있어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장점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미국 세븐일레븐 측에 지불하는 로열티의 규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코리아세븐은 매년 매출의 0.6%를 미국 측에 지불하고 있다. 외관상 적은 규모로 보일 수 있으나 연간 영업이익의 6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는 과거 CU가 일본 훼미리마트 측과 로열티 지불 계약을 해지하고 독자 브랜드로 탈바꿈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각 부문에 있어 계열사를 갖고 있긴 하지만 엄연히 다른 법인이기 때문에 특혜를 받고 있진 않다”며 “로열티 부분에 있어선 정확한 내역 확인이 힘들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이익률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원인 규명에 어려움이 있다”며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고 있진 않지만 물류비도 한 원인이 아닌가 한다”고 말해 정확한 원인 분석과는 거리가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한편, 최근 공정위가 각 편의점 측에 점주들과의 상생 방안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최대한의 성의표시를 약속한 코리아세븐이 과연 어떤 자구책을 마련할 지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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