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이혜은 기자] 주요 생명·손해보험사들의 올 3분기 순이익 성적표를 뜯어보니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신 회계기준(IFRS17)의 도입에 따른 저축성 보험의 판매 축소로 손해보험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과 사업비율 상승 등이 영향으로 꼽힌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주요 보험사 순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먼저 생보사들의 경우 IFRS17에 대비해 저축성보험을 보장성보험으로 바꾸면서 보험료 규모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같은 체질개선으로 보장성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풀이된다. APE는 보험료를 연간 기준으로 바꿔 추산하는 것이다.

삼성생명 3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29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감소했다. 누적 순이익은 1조7873억원으로 같은 기간 33% 늘었지만, 이는 상반기 삼성전자 지분 매각 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한화생명은 3분기 순이익이 14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8% 줄었으며, 동양생명은 3분기 125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23% 줄었다. 누적 기준으로는 41%, 65% 각각 축소됐다.

삼성생명 보장성 APE는 4588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 한화생명은 2437억원으로 3% 각각 증가했다.

동양생명은 1074억원으로 24% 감소했지만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높은 보장성 상품 비중이 확대되고, 독립법인대리점(GA) 의존도 축소와 불완전 판매율 개선 등 질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손보사는 여름에 이어진 폭염과 사고발생 증가 등으로 자동차 손해율과 사업비율 상승 등이 일어나 순이익이 악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등으로 인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90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을지로 사옥 매각이익과 일부 주식 매각 이익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순이익이 늘었다고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DB손보 3분기 순이익은 15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 축소됐다. 현대해상 3분기 순이익은 1009억원으로 19%, 메리츠화재는 729억원으로 22% 각각 줄었다.

KB손보는 39%가 줄어든 728억 원을 기록해 메리츠화재에 뒤처졌다. 누적 기준으로는 DB손보 14%, 현대해상 12%, 메리츠화재 31%, KB손보 7% 각각 줄었다.

자동차 손해율은 DB손보가 약 5%포인트, 현대해상이 약 8%포인트, KB손보가 약 10%포인트 오르며 90%에 육박했다.

메리츠화재는 장기 인보험 매출이 늘어나 추가 상각이 발생하면서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장기위험손해율은 DB손보는 3.5%포인트, 현대해상 3.6%포인트 개선되는 등 장기보험 운용은 양호한 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생명보험사들은 이원차마진과 준비금 관리 부담 경감을 위해 저축성 보험 판매를 줄이는 추세”라며 “2021년 예정돼 있는 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 도입의 연착륙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손해보험사들의 경우에는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상승으로 실적이 나빠졌다”면서 “보험영업 환경이 변화되고 회계기준 도입 등으로 경영상의 변화가 클 것으로 에상되는 만큼 순이익 감소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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