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 중심가에 1일 기름값 인상에 항의하는 '노란 조끼' 시위대의 방화로 불탄 자동차들이 나뒹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조원호 기자] 기름값 인상에 항의하는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대가 1일(현지시간) 자동차들을 불태우고 상점 유리창을 부수는가 하면 개선문에 다양한 색으로 '노란 조끼가 승리한다'는 낙서를 하는 등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10여년이래 최악의 폭력시위가 벌어졌다.

분노한 시위대와 최루가스 및 물대포로 시위대를 해산시키려는 진압경찰간 충돌로 최소 133명이 부상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 20) 정상회담이 열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위대의 폭력을 비난하며 "경찰을 공격하고 개선문을 파괴한 자들은 엄벌에 처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2일 시위에 대한 긴급 각료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폭력은 결코 합법적 분노에 대한 의사 표현과 관계없다. 어떤 것도 경찰에 대한 공격이나 상점 약탈 및 건물 방화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파리에서는 3주 연속 주말에 폭력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날 폭력시위는 2005년이후 최악이다.

마크롱 대통령 집권이후 최대 도전이 되고 있는 이번 '노란 조끼' 항의시위를 모방한 시위가 벨기에와 독일, 네덜란드 등지에서도 발생하면서 국제무대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위상도 타격을 받고 있다.

파리 경찰은 133명의 부상자 가운데에는 경찰 23명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또 412명의 시위대가 이날 폭력 시위로 체포됐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내무장관은 TF1 채널에 부상자중 1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벤자민 그리보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2일 최악의 폭력사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계엄령 선포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시위대에 평화적인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이날 파리시내 중심부에서는 20개가 넘는 지하철역이 안전 문제를 이유로 폐쇄됐고 경찰은 중심부 상점들에 문을 닫을 것을 명령했다.

가장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샹젤리제가는 곳곳에서 불붙은 자동차가 내뿜는 검은 연기가 자욱하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트위터에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고 분노와 깊은 슬픔을 드러냈다.

시위대는 기름값 인상과 함께 마크롱 정부가 보통 국민들이 안고 있는 문제에 무관심하다고 분노하고 있지만 극단적인 극우 및 극좌 세력이 시위에 개입해 폭력이 확산됐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 당국은 1일 파리 5500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약 7만5000명이 시위에 나섰다고 추산했다. 이는 숫자 면에서는 지난 주말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이지만 폭력 성향은 훨씬 강해졌다.

지난 11월17일 '노란 조끼' 시위가 처음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2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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