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관이 3일 의사당내 로툰다홀에 안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조원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5일 워싱턴 내셔널성당에서 열리는 조지 H W 부시 제41대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하지만 조사는 하지 않는다.

관례상 현직 대통령이 국장으로 치러지는 장례식에서 조사를 하지 않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국장은 2006년 제럴드 포드 제38대 대통령 때 이후 11년만이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장례식에는 참석하되 조사는 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부시 일가와의 반목에 따른 난처한 순간을 피하면서 전통은 지키는 타협의 결과물로 해석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장례식에 아예 참석하지 않은 적도 있다. 1972년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사망했을 때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장례식에 불참했던 것. 두 사람은 사이가 나쁘기로 정평나 있었다.

그랬던 닉슨도 1994년 사망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에게 자신의 장례식에서 조사를 해달라고 부탁했었다. 닉슨은 클린턴 부부와 악연이 있는데, 힐러리 클린턴이 닉슨 탄핵을 추진하던 하원 법사위 소속 변호사로 일한 적이 있다. 

이번 장례식에서 조사는 고인의 맏아들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고인의 절친인 브라이언 멀로니 캐나다 전 총리, 앨런 심슨 전 상원의원이 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젭 부시 후보를 대놓고 조롱하면서 부시 일가와 충돌했다.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은 이에 대선 투표 때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찍었다고 밝혔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기권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트럼프의 반이민주의, 백인우월주의, 미국제일주의, 고립주의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아버지의 장례식에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초대함으로써 화해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부시 전 대통령의 관은 3일 텍사스에서 워싱턴 DC로 옮겨져 국회의사당 로툰다홀에 안치됐다.

관은 5일 오전 장례식장인 내셔널성당으로 운구되며, 식이 끝난 이후에는 다시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돌아가 세인트 마틴스 성공회 교회에서 추모식이 열린다. 이 교회는 고인이 오랫동안 신자였던 곳이다. 추모식에서는 고인의 친구였던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 조사를 한다.

이어 관은 6일 특별열차 편으로 운구돼, 텍사스주 컬리지 스테이션에 있는 A&M 대학내 조지 W H 부시 도서관내 정원에 묻힌다. 고인은 지난 4월 사망한 부인 바버라 여사와 1953년 3살 나이로 숨진 딸 로빈 옆에 잠들 예정이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