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부담 없음'에도 해지환급금 50~95%내서 대출 실행
금리확정형, 삼성생명이 9.22% 최대…푸본현대·교보생명 각각 8.18%, 8.09% 순
손보사, 현대해상(7.50%)·DB손보(7.06%)·삼성화재(6.61%) 순

[위클리오늘=전근홍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끌어올리면서 국내보험사들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보험사들은 주로 만기가 길고 안정적인 국․공채에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채권들의 금리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투자한 채권의 금리가 오를 경우 결국 운용자산 수익률이 향상 될 것이며, 이에 따른 보험사의 예정이율과 공시이율의 상승으로 고객입장에선 보험료 인하와 만기환급금이 커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보험사도 보험료 인하효과가 발생해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풀(pull) 마케팅 효과 또한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금리상승기에 보험사 취급중인 보험계약 대출의 금리가 다른 시중은행권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이다. 보험계약대출의 경우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환급금재원으로 실행되는 것인데 연체가 발생하더라도 보험사 입장에선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이자가 비싼 것은 이른바 ‘땅짚고 헤엄치기’식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편집자 주>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보험사들의 보험계약대출규모는 61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분기(60조8000억원)보다 1.7% 늘어난 수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 57조1000억원에 비해 8.3% 증가한 금액이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계약의 해약환급금의 범위(50~95%) 내에서 실행되는 것으로 보험 상품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하기 때문에 연체로 인한 보험사의 추가적인 대출잔액 회수부담이 적다.

보험계약대출을 안내하는 삼성생명 홈페이지.(사진=삼성생명)

이 대출의 금리산정체계를 보면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은 예정이율을 기준금리로 해 가산금리를 더한 방식으로 금리를 산출한다. 반면 ‘금리연동형’은 공시이율에 가산금리를 더해 금리를 구하는 방식이다.

회사별로 보면, 생명보험협회가 공시한 지난 11월 기준 금리확정형 대출은 삼성생명이 9.22%로 10%에 육박하는 금리 수준을 보였다.

뒤를 이어 푸본현대생명과 교보생명이 각각 8.18%와 8.09%로 8%대를 넘기며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한화생명(7.94%)·흥국생명(7.76%)·메트라이프생명(7.60%)·KDB생명(7.57%)·동양생명(7.47%)·AIA생명(7.40%)·처브라이프(7.37%) 등이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 평균 금리 상위 10개 보험사에 꼽혔다.

손해보험사들의 경우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은 현대해상(7.50%)·DB손보(7.06%)·삼성화재(6.61%)·메리츠화재(5.85%)·KB손보(5.70%) 순으로 금리가 높았다.

아울러 금리연동형 보험계약대출은 생·손보사 전부 이보다 연 이자율이 3%포인트 가량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업계 안팎에선 보험계약대출의 경우 연체가 발생하는 일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시중은행권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이율을 산정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이 대출의 경우 정부의 ‘대출총량규제’에 빗겨나 있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 적용에서도 자유로워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생보사들이 보유한 보험약관대출 잔액 42조9014억7000만원 가운데 연체된 금액은 34억7100만원으로 평균 연체율은 0.01%에 불과했다.

반면 같은 기간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446조6958억7600원 중 연체된 액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0.97%(1조861억1100만원)로 보험약관대출에 비해 눈에 띄게 높았다.

또 이들 은행의 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 연 이자율은 3.42%로 보험약관대출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었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계약 대출의 경우 기본금리로 예정이율과 공시이율을 통해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정하는 것”이라면서 “환급금을 토대로 대출을 실행하기에 보험은 그대로 유지되며 적립할 재원 마련을 위해 예정이율과 공시이율은 지속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가산금리만 부담하는 구조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가산금리만 부담하는 구조라도 높은 이자율 받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보험사의 경우 주력은 보험상품 판매라는 점에서 단순히 고금리를 취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비약”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소비자원 한 관계자는 “보험계약대출은 대표적 불황형 대출이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규제에서도 비껴나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2금융권인 보험사의 금리 산정체계를 시중은행권과 동일하게 투명화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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