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상인들 “이해할 수 없는 곳에 오픈, 다 같이 죽자는 것인가”

[위클리오늘=김인환 기자] 점포수 기준 국내 1위를 고수하고 있는 CU편의점 출점방식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계 상권에도 불구하고 잇따른 출점을 강행, 주변 상인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최근 CU의 출점행태는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기존 슈퍼(푸른색)와 좁은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근접 출점한 CU편의점(붉은색). <사진=김인환 기자>

기존 슈퍼와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출점하거나 슈퍼 바로 옆 출점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른바 ‘너죽고 나죽자’ 식이다.

기존 슈퍼(푸른색)에서 불과 약 50미터 가량에 출점을 강행한 CU편의점(붉은색). (사진=김인환 기자>

경쟁 과밀지역에 신규 CU를 오픈한 점주는 "CU 말만 듣고 오픈했지만, 매출부진이 심각하다"며 “점포 개발자가 이곳에 CU를 오픈하면 경쟁 브랜드는 곧 폐점할 것”이라며 적극 추천했다고 밝혔다.

CU 신규오픈으로 인해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밝힌 한 경쟁사 점주는 “나를 죽이고 살아남겠다는 의도인지 아니면 같이 죽자는 생각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점주 인건비라도 건지려면 일매출이 150만원은 돼야 하는데, 듣기로는 (옆) CU 일매출이 80만원이라는데 아마도 점주는 죽을 맛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 10월 기준 CU 점포수는 1만3109개로 2위 GS와 불과 90여 개 차이다. 이러한 무차별적 출점 덕에 간신히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을지도 모를 대목이다.

각종 통계를 보면 지난 2년 간 본사 매출은 36%나 상승했으나 각 점포매출은 제자리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과 시급 상승률을 고려하면 점주에게는 실질적으로는 마이너스가 된 셈이다. 더 이상의 무분별한 출점에 제동을 걸 때가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본사 입장에선 어떤 점포든 일단 출점하기만 하면 계약된 5년 간 수익이 보장되는 구조”라며 “더 이상의 숫자놀이 보다는 내실화에 힘 써야 할 때”라고 밝혔다.

또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 업계가 신규 출점기준을 50~100미터로 규정되는 담배판매권 거리제한에 맞추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도 “사진 상으로 보면 앞으로 실행될 신규 출점제한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며 “담뱃권 거리제한이 일률적으로 100미터로 확대되지 않으면 이 같은 현상은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 사진 - 담뱃권을 취득하고 문을 연 CU(붉은색), CU 신규점 오픈으로 직격탄을 맞은 담뱃권 없는 슈퍼(푸른색). 

▲오른쪽 사진 - 주상복합건물에 입점해 기존 담뱃권이 있는 편의점(푸른색) 맞은편에 새로 담뱃권을 가지고 신규오픈한 CU편의점(붉은색). <사진=김인환 기자>

이에 BGF리테일 관계자는 "본사는 개발 직원들에게 상도의에 어긋난 점포개발은 지양하도록 교육하고 있다"며 "앞으로 출점제한 자율규약에 맞춰 부분별한 출점은 근절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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