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올 3분기 벤처투자 250억원

대표적인 ‘인슈어테크’ 서비스 아직 걸음마 단계

[위클리오늘=전근홍 기자] 국내 보험사들의 벤처펀드 기술 투자액이 해를 거듭할수록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당국의 ‘생산적 금융’에 대한 보험사의 공감대가 부족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특히 자산운용 측면에서 수익구조를 다변화 할 필요가 있는 상황인데다 ‘인슈어테크(Insurtech)’를 접목한 서비스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12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올해 3분기 벤처기술 투자액은 2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60억원)보다 30.6% 줄어든 수치다.(자료=중소벤처기업부)

12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올해 3분기 벤처기술 투자액은 2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60억원)보다 30.6% 줄어든 수치다.

연도별 3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감소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2012년 3분기 기준 123억원을 기록했던 투자액은 ▲2013년 3분기 174억원 ▲2014년 3분기 350억원으로 소폭 증가한 바 있다. 하지만 2015년 3분기 들어 1321억원을 기점으로 급감해 하락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이러한 투자 추이에 대해 보험업계에선 “2022년 도입되는 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발맞춰 각 사가 자산건전성, 수익성 향상 등을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인 관계로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벤처펀드 기술 투자에 자본조달을 할 여력이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따른 것이라도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등 IT신기술을 접목한 인슈어테크 분야가 보험업계에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상황에서 미래를 위해 투자를 늘릴 필요성은 충분하다.

해외보험사들의 경우 오랜 시간에 걸쳐 벤처캐피털 자회사를 만들고 관련 투자를 늘려나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중국 핑안보험 ▲프랑스 악사(AXA) ▲독일 알리안츠·뮤닉리 ▲영국 아비바 ▲미국 마스 뮤추얼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국내의 경우는 아직 걸음마 단계인 것으로 평가받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한화·교보생명, 현대해상 등이 관련된 투자를 시작해 서비스를 도입했거나 업무협약을 맺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한화생명은 업계최초로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여의도에 ‘드림플러스 63’을 오픈한 바 있다. 올해 4월부터는 ‘드림플러스 강남’이라는 핀테크 기업 육성센터를 운영 중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5월 업계 최초로 모바일 금융서비스에 카카오페이를 도입했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인슈어테크 활성화를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교보생명은 인슈어테크 기업 디레몬과 함께 보험금 자동청구시스템을 도입했다. 100만 원 미만의 소액 보험금에 한해 고객이 청구하지 않아도 보험사가 자동 지급하는 서비스로 간편 인증만으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손해보험사인 현대해상은 클라우드 보험 플랫폼 업체 인바이유와 업무협약을 맺고 공인인증서나 별도의 액티브X 설치 없이, 휴대폰 인증만으로 회원 또는 비회원으로 가입이 가능한 여행자 보험을 선보인 바 있다.

한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금융산업은 기본적으로 규제산업이라는 점에서 사안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면서 “헬스케어서비스만 보더라도 관련된 투자와 서비스 확대를 하기 위해서 수많은 보험사들이 공을 들여왔지만 '의료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발이 묶여 수년 째 답보상태인 것을 알고 있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보험료 인상만 보더라도 금융당국의 압력과 소비자를 우선시 하는 경우가 많아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에도 벅차기 때문에 리스크가 클 수 있는 기술 투자를 늘릴 형편이 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연구원 한 관계자는 “인슈어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를 논하기 전에 ‘규제의 불확실성’이 가장 큰 장애물이 될 수 있고 시장의 발전전망,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사업성 검증이 필요하기에 투자규모가 늘지 않았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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