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의 국경장벽 예산 관련 발언을 들으며 팔짱을 낀채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가운데 앉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조원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통해 성관계를 주장한 두 여성에게 입막음용 돈 전달을 지시했다는 사법당국의 수사보고서가 나오면서 탄핵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걱정 없다"며 큰소리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신경쓰고 있다는 측근의 전언도 나오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 CBS방송 등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하원 차기 정보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애덤 시프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감옥에 투옥될 첫 대통령으로 기록될 수 있다"며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차기 하원 법사위원장으로 유력한 민주당 소속 제리 내들러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두 여성에 대해 코언에게 불법적인 자금 제공을 지시했다면 이는 탄핵 대상이 될만한 범죄"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내 대다수는 섣부르게 탄핵을 추진했다가 맞을 수 있는 역풍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의원은 MSNBC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조직 두목처럼 행동했다 하더라도 민주당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탄핵은 궁극적으로 정치적 사형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 탄핵에 반대하며 클린턴을 변호했던 내들러 역시 "탄핵은 선거 결과를 뒤집거나 바꾸려는 시도"라며 "매우 심각한 상황에서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역시 민주당이 쉽게 탄핵할 수는 없다고 예상하고 있다. 공화당은 1998년 클린턴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 중간선거에서 참패했고 뉴트 깅그리치 공화당 하원의장은 자리에서 쫓겨났다.

법무위원으로서 클린턴 탄핵 작업에 참여했던 밥 잉글리스 전 공화당 의원은 "빌 클린턴 때의 경우 우리가 너무 성급했다"며 "민주당은 뮬러 특검의 결과를 기다린 뒤 보고서 안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를 확인하고 탄핵을 논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탄핵이 이뤄진다면 민주당은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잘못된 일을 하지 않고 이 나라에서 가장 위대한 경제를 만든 사람에 대해 탄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나는 걱정 없다. 만약 탄핵이 일어난다면 사람들의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탄핵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설도 있다.

CNN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을 인용, 대통령이 탄핵에 대해 '실제 일어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으며 특히 성관계 입막음용 돈과 관련한 코언의 선거자금법 위반 문제를 의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입막음용 자금 전달은) 선거운동과 관계없는 단순한 사적 거래"라며 "변호사에 행해진 일이므로 실수가 있었다면 내가 아닌 변호사가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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