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미연방준비제도(FED, 이하 미연준)는 19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연 2.25∼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올해 3월과 6월, 9월에 이은 네 번째 금리인상이다.

다만 미연준에서는 이번 인상안을 발표하며 세계경제 성장둔화와 금융시장 변동성 등을 고려해 내년 예정된 3회의 금리인상을 2회로 줄이는 등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공표했다.

금융업계 안팎의 예상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국내 기준금리 역시 추가로 인상될 것이며 국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또한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1.75%로 지난달 30일 0.25%포인트 인상됐다. 이에 0.5%포인트로 줄어들었던 양국 금리 격차는 다시 0.75%포인트로 벌어지게 되며 내년에 두 번 인상이 진행되면 1%포인트를 넘어서 1.25%포인트 차이가 벌어지게 된다.

통상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는 미국의 금리인상에 맞춰 변동되며, 이는 은행권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의 기준이 되기에 연동된 가계대출 금리 역시 상승한다는 것이다.

17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을 제외한 주요 시중은행의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0.02%포인트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의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전날 3.60∼4.80%에서 3.62∼4.82%로 인상됐으며 우리은행은 3.33~4.33%에서 3.35~4.35%로, 신한은행은 3.23~4.58%에서 3.25~4.60%로 상승할 전망이다.

여기에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국민은행이 3.45~4.65%에서 3.48~4.88%로, 우리은행은 3.33~4.33%에서 3.36~4.36%로, 신한은행은 3.28~4.63%에서 3.31~4.66%로 각각 0.3%포인트씩 오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코픽스와 주담대 금리 상승으로 가계대출 금리 역시 상승해 가계대출 위험가구들의 상환부담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은행이 20일 국회에 제출한 '2018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3분기 말 1514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차주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2012년 말 34.2%에서 2018년 2분기 말 38.8%로 4.6%포인트 상승했다. DSR이 높을수록 차주의 부채 상환 부담이 크다는 뜻이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3월 기준, DSR을 적용한 가계부채 '위험가구' 숫자는 127만1000가구로 추산되며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는 약 206조원에 달한다. 또 이 중 '고위험가구'는 현재 34만6000가구(3.1%)로 이들의 부채는 57조40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여기에 내년 금리상승은 취약차주에게 직격탄이 될 것이다. 보고서에서도 금리가 1%포인트 상승 시 고위험가구가 4만2000가구(12.13%포인트)가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20일 기획재정부는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호승 제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연준의 12월 FOMC 결과에 따른 글로벌 시장 영향을 진단하며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제58차 거시경제금융회의가 열린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발표에 따른 영향 점검 등을 논의하는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차관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시중금리 상향 움직임은 감내할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추가 불안 요인에도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서 ▲내년 월상환액과 금리 상승폭이 제한되는 주담대와 ▲채무자의 상환액을 담보주택 가격 이내로 한정하는 유한 책임 주택담보대출과 ▲서민에 대한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 지원 등 취약차주들의 상환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정책이 소개됐다.

이에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장기화된 경기불황은 정부의 판단보다 차주들의 상환 부담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내년에 추가될 금리인상은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효성 있는 가계부채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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