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친화 의지와 실적에 대한 자신감 내비치기 전략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채용비리 문제와 임단협 등 현안 해결 의지 해석

[위클리오늘=전근홍 기자] 올해 크고 작은 외풍으로 바람 잘 날 없던 금융권의 CEO들이 자사주 매입에 공을 들여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CEO의 자사주 매입은 주주친화 의지와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만큼 호재로 작용한다.

특히 채용비리 의혹과 과거사 논란, 임단협 결렬 등의 크고 작은 여러 현안이 대두된 상황에서 시중 4대 금융사(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의 자사주 매입이 크게 주목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금융의 CEO들이 여러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신한·KEB하나금융의 은행 계열사와 우리은행 로고(사진=뉴시스)

구체적으로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은 지난 12~13일 양일간 KB금융지주 주식을 각각 1000주씩 총 2000주 장내 매수했다. 윤 회장이 보유한 KB금융지주 주식은 총 2만 주로 늘어난 상태다.

이미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매달 자사주 매입을 해왔다. 이번까지 매입 횟수가 총 7차례에 달한다. 매입당시 기준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7% 오른 4만7950원 이었다.

KB금융의 경우 윤 회장이 채용비리 혐의를 완전히 벗었지만 노조가 검찰에 항고장을 제출하고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어 불씨가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다 지난달 국민은행의 임단협이 결렬되자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중재 신청을 하고, 총파업 투쟁을 불사한 전면전을 경고하면서 내부 결속력 다지기를 위한 제스처를 취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지주사 전환을 앞둔 우리은행 손태승 회장 내정자 겸 은행장은 지주사로 전환 할 경우를 대비한 주가부양을 목적으로 지난 3월과 4월 각 5000주씩 총 1만5000주를 장내매수, 지난해 말 296주에 불과했던 보유 지분을 1만5296주까지 늘렸다.

우리사주 조합원 계정 주식수를 포함하면 총 3만8127주에 달한다.

우리은행의 경우는 다른 금융사에 비해 내부 분위기가 좀 나아진 편이다. 우리은행이 시초가 된 채용비리 사건의 경우 이광구 전 행장이 물러나면서 관련자들과의 선 긋기에 나섰다.

이후 채용비리가 적발되면 아웃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등을 도입해 신뢰회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 우리은행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금융지주 설립은 지난 11월 금융위원회의 인가가 완료돼 내실화를 위한 손태승 회장 내정자 겸 은행장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KEB하나금융그룹의 김정태 회장은 금융지주 CEO 중 보유 자사주 물량이 가장 많다. 지난 4월6일 자사주 1천500주를 추가 매수, 전체 보유 물량을 5만2천600주로 늘렸다.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의 경우 올해 초 세 번째 연임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인 최순실에게 특혜를 준 직원을 승진시킨 일부터 아이카이스트 부실 대출,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 등 여러 내홍으로 금융당국과 ‘셀프연임’이라는 화두로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신한금융의 조용병 회장 역시 3월28일 자사주 2171주를 장내매수, 현재 자사주 1만2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2015년과 2016년 은행장 재직 시 채용비리 사건에 휘말려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특히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등 인수합병을 위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자회사 편입 심사에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가능성도 제기되며 내부 조직 재정비를 위한 자신감 표명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주주 친화 정책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보이고, 투자심리를 개선하기위한 자사주 매입 움직임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올 한해의 경우 주주가치 제고 및 주가부양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적잖은 투자 손실만 본 것으로 평가되는데 단순히 주가하락의 영향으로 보일 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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