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은행장,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 정문국 신한생명 사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연임 성공

[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대대적인 인적 쇄신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번 인사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파격적인 개편이라는 업계의 평이다.

작년 리딩뱅크의 자리를 내주는 등 부진한 실적 개선에 대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고 풀이된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후보(왼쪽),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 후보(가운데), 정문국 신한생명 사장 후보(오른쪽) <사진=뉴시스>

21일 신한금융지주는 임시 이사회와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새 신한은행장 후보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추천했다.

기존의 위성호 현 행장과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이 일선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새로운 신한금융투자의 사장으로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이, 신한생명 사장으로는 정문국 현 오렌지라이프 사장이 각각 내정됐다.

이번 인사개편의 핵심은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전원을 50대로 구성한 것이다. 이번 임원진은 정문국 오렌지라이프사장을 제외하면 모두 1960년 생으로 평균 57세이다. 기존 임원진의 평균 나이가 60.3세에서 3.3세 젊어졌다.

이는 신한금융그룹의 리딩뱅크 탈환에 대한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신한금융그룹은 수년째 수성했던 리딩뱅크의 자리를 작년 KB국민은행에 내준 뒤 계속해서 뒤처지고 있다.

올 9월까지 신한금융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6434억원으로 KB금융의 순익(2조8688억원)에 비해 2254억원 가량 뒤쳐지고 있으며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KB금융에 밀리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전하기 위해 대대적인 인사개편으로 조직개편과 인적쇄신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번 인사 개편은 '신한사태' 등으로 궁지에 몰린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함이라는 지적과 함께 현재 재판 중인 신한금융 계열사의 채용 비리가 그 배경이라는 음모론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검찰은 지난 10월 조 회장을 업무방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신한은행 채용 비리로 재판에 넘겨진 관련자는 지난 달 구속 기소된 전 인사부장 2명과 법인을 포함해 8명으로 늘어났다.

범죄 행위자와 법인을 같이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신한은행도 재판에 넘겨졌다.

신한은행은 2013년 상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외부청탁 지원자와 신한은행 임원·부서장 자녀 명단을 관리하면서 채용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하고 합격자 남녀 성비를 3:1로 인위적으로 조정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채용비리 건으로 ▲외부 청탁자 17명 ▲은행장·전직 최고임원 청탁자 11명 ▲신한은행 부서장 이상 자녀 14명 ▲성차별 채용 101명 ▲기타 11명 등 총 154명의 서류전형과 면접점수 조작이 밝혀졌다.

여기서 조 회장은 2015년 3월부터 2년 간 행장으로 채용비리 사건의 주요 인물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분위기 반전을 위한 계기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 달 6일 ‘신한사태'와 관련해 재판 과정에서 위증 혐의로 당시 신한금융 부사장이었던 위 행장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권고했다.

또 이미 시민단체 금융정의연대로부터 신한사태의 기획·실행자이며 검찰 조사와 법원에서 위증과 위증교사로 진상을 은폐했다는 고발된 상태였다.

따라서 위 행장의 제거는 조 회장에게 쏠린 채용비리 건을 무마하고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수’였다는 것이다.

이에 신한금융그룹의 인사개편 후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조 회장은 취임 직후 미래기회 선점, 디지털금융 전환,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 등을 골자로 한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따라서 이번 인사개편을 통해 부정적인 이미지 쇄신과 프로젝트의 인선을 재구축, 가시화된 성과로 KB금융에 내준 리딩뱅크 타이틀 재탈환 여부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볼 때 세대교체와 능력있는 인재의 발탁은 필수적 과제”였다며 “이번 인사는 2020 스마트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달성을 위한 전략적 행보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인사는 각 분야별로 최고의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로 구성된 역대 가장 파격적인 세대교체"라며 "대한민국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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