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개인신용평가체계 종합 개선방안’ 발표

신용등급제서 신용점수제 단계적 개편 시행

[위클리오늘=전근홍 기자] # 중·저신용자인 김씨(45.남)는 일반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해 줄곧 저축은행의 신용대출을 이용해왔다.

제2금융권에서 지속적으로 대출과 변제를 반복하다 보니 신용등급 하락이 걱정됐다. 한번 떨어진 신용등급을 회복하기는 오랜 시간이 걸리며 저축은행 이용실적이 장애가 될 수 있다는 말을 주변에서 듣게 돼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지만 내년부터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대출 실행시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또 현재 10등급으로 운영해온 ‘개인신용평가체계’가 신용점수제로 단계적 전환이 추진된다.

27일 금융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개인신용평가체계 종합 개선방안’의 주요 세부방안을 내년 1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우선 제2금융권 대출에 대한 차별적 평가를 완화하는 조치가 시행된다. 지금껏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으면 금리나 대출유형과 관계없이 신용평가(CB)사가 산출하는 신용점수·등급이 큰 폭으로 하락해왔다.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한 금융위가 취약차주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출금리·유형 등 대출 특성을 평가에 반영해 신용위험을 세분화하도록 CB사의 개인신용평가 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내년 1월14일부터 저축은행에서 금리 18% 이하의 대출을 받으면 대출금리가 낮을수록 신용점수·등급 하락 폭이 완화되도록 CB사 평가모형도 개선된다.

업권별 신용위험에 차이가 없는 중도금·유가증권 담보대출은 점수 하락폭을 은행권과 동일하게 적용할 방침이다. 상호금융·여전·보험업권도 평가모형을 개선해 내년 6월 중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제2금융권 이용자 총 62만명의 신용점수가 향상될 것으로 예측된다. 구체적으로 저축은행 이용자 28만명은 신용등급으로 0.4등급(점수 25점)이 상승하고 이들 가운데 12만명은 신용등급으로 1등급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신용평가체계: 신용등급제→신용점수제 전환

현행 개인신용평가체계인 신용등급제(1~10등급)는 점수제(1000점 만점)로 전환된다.

기존 등급제는 리스크 평가가 세분화되지 못하고 등급 간 ‘절벽효과’가 발생한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5개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에서 1월14일부터 소비자의 대출한도, 금리 산정 등을 위한 해당 은행의 자체평가 때 CB사의 신용점수가 사용된다. 다만 은행 창구에서의 금융소비자 불편 방지를 위해 여신금융 상품에 대한 고객 상담과 설명에는 신용등급도 사용된다.

이후 2020년 중 모든 금융권에서 점수제를 도입해 신용평가 등 전 과정에서 등급이 아니라 점수제를 확대 사용토록 바뀐다.

금융위원회 한 관계자는 “기존 등급제는 리스크 평가가 세분화되지 못하고 등급 간 ‘절벽효과’가 발생해 전면 개편안을 마련한 것”이라며 “CB사에 대한 영업행위 규제, 지배구조 규제, 개인신용평가 검증위원회 등 체계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이행 상황 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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