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전근홍 기자] 2018년 보험 산업은 경기불황의 여파 속에 신규 가입자는 줄고 중도해약자는 큰 폭으로 확대됐다. 특히 새로운 회계기준(IFRS17)도입을 앞두고 저축성보험의 판매도 급감해 개별보험사의 수입보험료도 감소하는 등 여러 면에서 암울한 시기를 보냈다.

보험업계 안팎에선 2019년 실적 전망도 ‘흐림’이라고 평했다.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생명보험업계 ‘즉시연금 과소지급(만기환급형)’ 이슈로 지급해야 할 보험금만 약 1조원에 달하는데다 손해보험업계 역시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료의 인상을 저울질하기 시작하자, 금융당국의 가격통제로 갈등의 가시밭길을 걷고 있어서다.

이러한 가운데 내년도 성장동력의 틈새시장으로 ‘인슈테크’와 고령화에 기인한 ‘치매보험’이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연구원이 내놓은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에서 내년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104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부채 부담이 큰 탓에 해약환급금이 늘어난 것과 보장성보험 증가세가 주춤한 탓이다.

구체적으로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가 지난해 3.6% 증가했지만 내년에는 1.6%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함께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도 지난해 대비 17.4% 감소한 26조3000억원으로 전망됐다.

손보업계의 원수보험료 증가율도 둔화가 예상됐다. 장기 상해·질병손해보험, 일반손해보험의 증가로 내년 원수보험료가 올해보다 2.7% 증가한 93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손해보험 원수보험료는 2016년 전년대비 5.3% 성장하며 고점을 찍고 2017년 4.5%, 2018년 3%로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보험연구원 한 관계자는 “보험산업의 경우 기본적으로 규제산업이기 때문에 성장세에 규제이슈가 가장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예를 들어 생보업계의 즉시연금 과소지급 사태 역시 미지급한 보험금 규모가 상당하기에 책임준비금을 깍아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결국 실적 하락에 영향을 주지 않겠는냐”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향평준화 된 보험시장의 상품 특성상 틈새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은 고령화에 기인한 치매보험과 퇴직연금 상품의 활성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며 기본적으로 인슈테크에 기반한 상품 출시와 서비스 제공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IRP 가입대상이 확대되고 베이비부머의 은퇴로 보험산업 성장의 기회시장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보험연구원은 내년 퇴직연금은 생명보험 3.1%(16조4000억원), 손해보험 7.5%(11조6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최근 경증 치매보장으로 보장이 넓어진 치매보험 역시 올 한해 실적향상의 견인차 역할을 하며, 내년도 틈새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중이다. 지난 11월 출시된 현대해상의 치매보험 실적을 보면 출시 보름 만에 1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끌어모은 바 있다. 메리츠화재도 ‘간편한 치매간병보험’ 판매를 시작해 5일 만에 가입자가 5000명을 넘긴바 있다.

인슈테크(보험+기술)를 활용한 ‘건강증진형’ 상품 출시도 다양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가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 신기술을 접목한 관련 상품이 보다 다양하게 개발돼왔다.

이 같은 분위기에 보험개발원도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보험업무에 접목하는 ‘인슈테크 매트릭스’ 추진을 위해 전담팀을 구성하고, 인공지능을 이용해 보험약관과 보험요율의 정확성을 확인하는 시스템인 AIRS(Artificial Intelligence Rate-reviewing System) 개발을 위한 TF팀도 신설했다.

대형보험사 한 관계자는 “시장이 평준화 된 현 시점에서 금융당국의 규제에 대응하고 성장 견인을 위한 미래 먹거리로 인슈테크 서비스와 치매보험을 위시한 유병력자보험 출시가 봇물처럼 쏟아질 것”이라며 “내년도 보험산업 성장 전망 역시 밝지만은 않지만 불황을 이겨내기 위한 개별사의 대응책은 이미 정해진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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