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김성한 기자] 대우건설이 하도급 업체인 A건설에게 지불해야 할 공사대금을 8개월째 지급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다.

해당 공사는 S-OIL이 발주한 울산 RUC&ODC(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 프로젝트로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 2년여의 공사를 거쳐 작년 7월 준공했다.

A건설은 배관 및 기계 설치 공사를 맡은 대우건설의 하도급업체로, 작년 4월 공사를 완료했지만 총 공사대금 304억원 중 42억원을 아직까지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건설 측은 “당초 받아야 할 금액은 66억원이었으나 대우건설 측이 삭감을 요구했다”면서 "우리는 한시라도 빨리 대금을 받기위해 어쩔 수 없이 삭감요구를 받아들였지만 이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대우건설 측이 대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룬 탓에 70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급여도 못 주고 있어 파산 직전”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해당 공사는 '코스트 앤 피' 계약이므로 발주처인 에쓰오일 측이 공사대금을 주지 않아 하도급 업체에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며 “A건설이 요구하는 공사비가 과도하다고 판단되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에쓰오일 측과 협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코스트 앤 피’ 계약은 발주사가 설비대금 및 인건비 등 모든 비용을 지불함과 더불어 수주사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별도로 지불하는 계약방식을 말한다.

하지만 대우건설이 주장하고 있는 ‘코스트 앤 피’ 방식은 발주처인 에쓰오일과 원청인 대우건설 간의 문제로, 표준하도급 계약을 맺은 대우건설과 A건설 간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우건설이 자사의 공사대금 지급의무를 에쓰오일 측에 떠넘기며 책임회피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하청업체의 눈물에 ‘나 몰라라’ 하고 있다는 것.

문제는 또 있다. 만일 대우건설이 A건설 측과 공사비를 책정하는 과정에서 첨예하게 대립 중인 상황이라면 대우건설의 주장은 설득력을 갖는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A건설 측과 잔여 공사대금을 이미 24억원이나 삭감한 42억원에 협의를 해놓고도 여전히 공사비가 과다하다며 A건설에게도 책임을 돌리고 있어 문제를 키우고 있다.

또한 대우건설은 해당 공사를 통해 A건설뿐 아니라 다수의 하도급 업체에게도 공사비를 미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기업 갑질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비해 대림산업의 행보는 대우건설과 대조를 보였다. 대림산업은 대우건설과 마찬가지로 에쓰오일 측과 정산을 마치지 못했지만 자체적으로 하도급 업체의 공사비를 모두 지불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우리와 대우건설이 같은 조건으로 발주처 에쓰오일과 계약을 했다"면서 "아직 에쓰오일과 정산이 끝나지 않았지만 상생차원에서 하도급 업체에게 공사대금을 모두 지불했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사안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설 것임을 밝혀 향후 대우건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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