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이혜은 기자]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이 4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영진이 파업 대신 대화로 풀자는 내용의 호소문에 영상물을 배포했다. 고객 불편은 물론 리딩뱅크 가치 훼손 등 브랜드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호소문을 배포한 김남일 KB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은 지난 3일 ‘직원 여러분께 올리는 호소 말씀’이라는 글에서 “총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선택보다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을 통해 오해와 불신을 풀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행장은 “고객의 실망과 외면위에서 최고의 일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피와 땀으로 일궈낸 리딩뱅크의 위상을 스스로 허물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임단협 쟁점 안건에 대한 은행의 입장은 '와이즈넷(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상세히 밝힐 것”이라며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는데 꼭 참고 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잘잘못을 살피기 이전에 우리 안의 반목과 갈등을 스스로 풀어나가지 못해 오늘에 이르게 한 책임은 선배인 저희 경영진에 있다”며 자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KB국민은행은 김 부행장이 해당 호소문을 직접 낭독하는 3분짜리 영상을 제작해 같은 날 직원 컴퓨터에 방송하기도 했다. 영상에는 임원 16명이 총출동했다.

해당 영상은 전 직원 컴퓨터에 설치된 사내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송출됐다. 오후 5시에 팝업으로 뜬 뒤 영상이 끝나면 자동으로 꺼지는 식이다.

KB국민은행 노조 한 관계자는 “큰 변화가 없는 한 총파업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고 경영진의 호소는 이를 우려한 것이 아니겠느냐”면서 “노조 역시 KB의 일원인 만큼 리딩뱅크 가치 훼손 등 브랜드 가치 하락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B국민은행 노사는 2일 시무식 이후 허인 KB국민은행장과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이 만나는 등 총파업 전 교섭을 진행했으나 이견 차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