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KB국민은행의 부행장 이하 임원 54명이 4일 국민은행 허인 행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했다. 사직서에는 8일 예정된 총파업으로 국민은행의 영업이 정상적으로 수행되지 못할 경우 사임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직서를 제출한 경영진은 김남일·서남종·오보열·이계성 부행장을 비롯한 경영진 18명과 본부 본부장 11명, 지역 영업그룹 대표 25명 등이다.

지난해 12월 27일 KB국민은행 노조 측은 서울 여의도 본점 앞에서 총파업의 찬반여부를 놓고 총 조합원 1만4343명 중 96.01%(1만1511명)가 찬성해 노동쟁의를 최종 가결시키고 7일 전야제를 개최, 8일 본격적인 총파업을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사의를 표명한 국민은행 관계자는 “노조의 경영성과급 300%라는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면서도 “고객들이 총파업으로 불편함을 겪는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반면 KB노조 측은 경영진의 사직서 제출에 대해 “이번 경영진 총사퇴 선언은 총파업의 책임을 직원과 노동조합에 돌리려는 언론 플레이”라며 “아직 사표 수리도 안 된 의사표명일 뿐, 정작 이번 노사갈등을 표면화시킨 윤종규 회장과 허인 행장은 어떤 책임을 지려고도 않는다”라고 경영진 사퇴선언을 일축했다.

한편, 김 부행장은 3일 국민은행 내부망을 사용하는 직원 PC에 ‘KB 국민은행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호소문’이라는 제목으로 총파업을 만류하는 영상을 보낸 바 있다.

이에 박홍배 노조위원장은 “총파업 찬반 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표가 나온 것은 직원들의 강력한 의사표명임에도 사측은 영상 하나로 이를 무마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사측은 언론플레이를 통해 이번 사태를 유야무야 덮으려 할 뿐, 협상의 의지가 없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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