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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건설산업 사회공헌재단’은 해체가 답이다
   

[위클리오늘=김인환 기자] ‘건설산업 사회공헌재단’은 이명박 정권 4대강 사업 당시 70여 개 건설사들이 담합 행위로 철퇴를 맞은 후 박근혜 정권 들어 사면을 읍소하며 그 조건으로 2000억원의 기금 조성과 사회 공헌을 내걸고 만들어진 단체다.

사면 이후 그들은 민간공사를 제외하고도 공공공사, 해외공사 부문에서 약 78조원에 이르는 공사를 수주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지금까지 그들이 내놓은 기금은 고작 62억에 불과하다.

<본지> 2018년 12월20일자 '이익에만 눈 먼 적산기업의 후예들, 사회적 채무는 언제쯤 갚을 것인가?' 제하의 기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사실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로, 담합에 앞장섰던 건설사들이 이제 와서 "당시 결정은 대한건설협회 최삼규 전 회장이 일방적으로 내린 결과"라며 기금납부에 ‘나몰라라’ 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0억원 출연 약속 당시 최 전 회장과 건설사들 간 사전 조율 과정이 없었다는 것.

한 건설사 관계자의 “최 전 회장이 업계의 위기를 모면하고자 앞뒤 안 가리고 일단 질렀다”라는 표현은 그들의 속내를 잘 말해주는 듯하다. 또한 사면 후 혜택을 챙긴 그들이 기금납부 약속은 ‘남 탓’으로 돌리며 이제와서는 사회적 약속을 파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름 아니다.

아울러 최 전 회장은 ‘이화공영’이라는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의 대표라는 점을 내세워 그를 희생양 삼으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둘째로, 현재 재단 스스로가 사업 의지를 내려놨다는 것이다.

2017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재단이 지난해 지출한 사업비는 고작 3억8487만원에 불과했지만 인건비, 공과금 등 관리비용은 4억5324만원으로 사업비를 초과한 기형적 구조를 보였다.

더 큰 문제는 재단 관계자들도 기금과 관련된 정확한 수치를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지난해까지 얼마의 기금이 걷혔는지 얼마가 쓰였는지도 파악하질 못하고 있다. 대략 12~13억원 정도가 쓰인 것으로 파악할 뿐 정확한 내용은 두 달 후 사업보고서가 나와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2000억원 출연이 불가능해지자 100억원 규모로 축소한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이쯤 되면 그들에게 공익사업의 의지는 아예 없다고 봐도 무리는 아닐듯 하다.

참고하시라. 재단은 지난 2016년 이사회를 열어 시공능력평가액(시평액)에 따라 2000억원을 건설사별로 분담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시평액 2조원 이상인 ‘1그룹’ 13개사 중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 등 8개사는 150억원,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한화건설 등은 100억원을 내기로 했다.

또 시평액 1조원 이상인 ‘2그룹’ 중 코오롱글로벌은 84억원을, 한라건설, 쌍용건설, 태영건설, 한진중공업 등 나머지 8개사는 24억원을 내기로 했다.

또 시평액 5000억원 이상인 ‘3그룹’에 속한 서희건설, 효성, 삼환, 삼부토건 9개사에는 1억8000만원, 시평액 1000억원 이상인 ‘4그룹’ 24개사와 시평액 1000억원 미만인 ‘5그룹’ 9개사는 각각 2500만원과 2000만원씩 각출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만 2년이 넘도록 약속한 기부금 액수의 3% 남짓 걷혔을 뿐이다. 세간에는 ‘재단 출연금이 다 모이려면 앞으로 70년은 족히 걸린다’는 비아냥까지 들리고 있다.

재단에게 바란다. 더 이상 국민을 기망하지 말고 깨끗하게 해체하기를.

김인환 기자  in@one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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