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에 실패한 중소기업·자영업자 "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로 발길을 돌릴 것"

[위클리오늘=신민호 기자] 올해 1분기 은행권과 비은행권 모두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대출 문턱이 높아질 전망이지만 일반 가계대출과 중소기업 대출 수요는 오히려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출심사에서 떨어진 고객들이 2금융권이나 사금융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은행의 차주별 대출수요지수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의 ‘2018년 4분기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주택담보대출의 수요는 감소하겠지만 중소기업과 가계의 일반 대출의 수요는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기전망의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중소기업은 여유자금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일반 가계대출의 수요는 소액 생활자금 중심으로 소폭 증가할 전망이지만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크게 하락했다.

9일 한국감정원의 통계에 따르면 작년 11월 아파트 거래건수는 7848건으로 올해 10월 거래량인 1만6609건에 비해 52.75%포인트 감소하며 실질적인 주택 구매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과 공급 물량의 확대로 매수를 꺼리는 움직임이 확대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전분기에 비하면 수요치가 오히려 높아진데다 작년 주담대가 너무 커진 영향도 포함돼 있어 여전히 주담대의 수요는 높은 수준이라고 풀이된다.

이외에도 비은행권 역시 상호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조합, 생명보험사 등은 부동산 거래둔화와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전 분기에 비해 대출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신용카드사만은 생활자금 위주로 전 분기 수준의 수요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문제는 국내은행의 대출태도 지수가 –8로 조사되며 대출심사가 보다 깐깐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대출태도 지수는 -100에서 100사이의 값을 가지는데 대출태도 지수가 플러스면 대출 조건을 완화하려는 은행이 많다는 뜻이고 마이너스면 대출 조건을 강화하려는 곳이 많다는 뜻이다.

국내은행의 차주별 대출태도지수 <자료=한국은행>

보고서에서는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는 대기업에 대해 0으로 전 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이지만 중소기업과 가계의 대출에는 각각 –3과 –16.5(주담대 –20, 가계일반대출 –13)로 대출심사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무부담이 증가한 것과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 협력업체의 실적부진과 부동산 경기 조정 가능성 등을, 가계는 근로자의 소득개선이 경기침체로 인해 지연 가능성이 높아진 것 등을 신용위험도에 반영된 결과다.

특히 중소기업들에 대해서는 정부의 9.13 부동산 안정대책 등으로 부동산 임대업이나 상환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태도가 강화될 것이며 가계대출의 대출태도는 작년 10월 말에 도입된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관리지표 도입의 영향으로 주담대와 일반대출 모두가 대폭 강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금융업권 관계자 사이에는 대출심사가 강화되는 만큼 대출에 실패한 고객이 증가할 것이며, 상대적으로 대출규제가 덜한 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규제로 가계대출을 줄인다고 해도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다”라며 “내수부진을 겪는 자영업자들은 2금융권이나 사금융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하 교수는 “대출이 어려운 취약계층은 복지와 정책금융으로 배려하고 부채 구조조정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최종적으로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업종이나 방향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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