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으로 재직하며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MBC PD수첩 사건’ 주임검사를 맡았던 임수빈(57·사법연수원 19기·사진) 변호사가 태광그룹으로 이직해 사장을 맡는다.

[위클리오늘=김인환 기자] 끊임없는 논란의 중심에 선 태광그룹의 구원투수로 나선 임수빈 태광그룹 정도경영 위원장이 공식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임 위원장은 취임 한 달 만인 지난 9일 태광그룹 신입 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기업경영에서 편법, 불법, 탈법이 통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며 정도 경영을 통한 그룹의 환골탈태를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지난 2008년, 광우병 논란을 다룬 ‘PD수첩’ 사건 조사 당시 부장검사로 이름을 알렸다.

윗선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제작진 불기소 의견을 굽히지 않아 조직 상부와 마찰을 빚은 끝에 옷을 벗어 이른바 ‘항명 검사’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이 때문에 태광그룹은 그를 그룹의 혁신을 이끌 적임자로 지목, 지난해 12월 태광그룹 정도경영위원회를 발족시키며 위원장에 위촉했다.

현재 태광그룹은 각종 논란과 비리의 중심에 서있다. 이호진 전 회장의 횡령·배임과 이어진 황제 보석·골프장 접대·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논란 등이다. 또 현재 이 전 회장 가족 간 유산을 둘러싼 소송도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태광그룹의 정도경영위원회는 시작부터 그 진정성에 의문부호가 따라붙었다. 내부 기강 강화와 여론·대관업무를 위한 방패막이 역할로 전락하지 않겠냐는 분석이 그것이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임 위원장은 지난 한달 간 업무파악과 계획 구상 등으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며 “앞으로 그룹 계열사 실무진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그룹사 전 임원 워크숍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차후 행보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시작부터 오너리스크 극복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임 위원장이 ‘항명 검사’에 걸맞는 행보로 태광그룹을 혁신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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