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헌정사상 첫 검찰출석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클리오늘=정재웅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사상 최초로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사법농단' 의혹 사건의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11일 대법원 정문 앞에서 "국민들께 송구하다"며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의 소치"라고 대국민 입장을 밝힌 뒤 인근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이동해 대기중인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바로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공개석상에 선 것은 지난해 6월 경기 성남 자택 인근에서 가졌던 기자회견이후 처음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무엇보다 먼저 제 재임기간에 일어났던 일로 인해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이어 "이 일로 인해 법관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수사당국에서 수사를 받은 데 대해 참으로 참담한 마음"이라며 "이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으로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 앞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원장이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상황에서 검찰 포토라인에는 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대법원에서 검찰청사로 9시7분께 이동한 뒤 서울중앙지검 청사 1층 중앙문을 통해 곧바로 조사실로 들어갔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재임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및 법관 인사 불이익 등 각종 사법농단 의혹의 최고 책임자로서 개입 및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받고 있는 혐의만 4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일제 강제징용 소송 등 재판 개입과 사법행정에 반대하는 판사들에 대한 인사 불이익 정황 등 전방위 의혹에 관해 강도높게 추궁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