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헤지(Hedge) 비용 증가 영향

영화, 부동산 투자 확대…채권 위주 투자서 탈피 노력

[위클리오늘=전근홍 기자] 생명보험사들의 운용자산 수익률이 줄줄이 하락해 지난해 3분기 3%대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금리상승기에 접어들었지만 이 같은 하락국면에는 ‘외화유가증권’ 확대 영향이 한 원인으로 꼽힌다.

돌려줘야 할 보험금을 시가로 평가하는 회계기준(IFRS17)의 도입을 앞두고 장기채권 투자를 늘리기 위해 해외채권 투자에 눈을 돌렸는데 수익률 향상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다.

한-미 금리 역전으로 미래 시점의 환율을 현재 시점 환율로 고정해 환율 변동으로 인한 위험성을 줄이는 환헤지(Hedge)의 비용 부담이 커져 수익률 향상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생명보험협회에 공시된 국낸 생보사의 지난해 3분기 외화유가증권 규모는 94조3405억원으로 전년동기(90조1529억원) 대비 4.6%(4조1875억원)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1년만기 달러·원 헤지프리미엄은 마이너스 1.579%를 기록한 바 있다. 1년 전인 마이너스 0.593%에 비해 3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결국 연 3% 금리를 받을 수 있는 10년물 미국국채에 투자해도 1.579% 환헤지 비용으로 1.4% 정도의 수익만 발생한다는 이야기다.

11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 24개 생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009년 5.43%에서 2010년 5.88%로 상승한 것을 마지막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11년 5.22% ▲2012년 4.75% ▲2013년 4.61% ▲2014년 4.51% ▲2015년 4.00% 등으로 해마다 떨어지다가 2016년에는 4%대마저 붕괴돼 3.92%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 2017년 말 3.50%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운용수익률 4%대 ‘푸르덴셜생명’ 유일

지난해 3분기는 3.60%로 전년(3.70%)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생보사별로 운용수익률 추이를 보면 삼성생명이 3.92%, 한화생명이 3.62%, 교보생명이 3.96%로 집계됐다.

이들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증감추이를 보면 삼성생명은 0.51%포인트 늘었고,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0.47%포인트, 0.18%포인트 줄었다.

이외에 푸르덴셜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이 각각 4.14%로 4%대를 넘었다. 또 ABL생명(3.89%)·AIA생명(3.52%)·DB생명(3.62%)·IBK연금(3.95%)·메트라이프생명(3.90%)·오렌지라이프(3.67%)·푸본현대(3.75%) 등이 자산운용이익률 상위 생보사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BNP파리바카디프생명(2.77%)과 라이나생명(2.76%), 하나생명(2.93%) 등은 여전히 자산운용이익률 2%대에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들이 운용하는 자산내 해외채권 비중은 많게는 60% 정도 된다"면서 "환헤지 등의 영향으로 수익률이 반등하지 않은 것이며, 매년 6~7%의 안정적 운용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체투자처를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 연구위원은 “생명보험사 자체적으로 자산운용에 대한 다각화 노력을 꾸준히 해오고 있기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노력과 대부분 장기 투자를 중심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수익률이 반등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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